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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스타]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고종원 후원자 인터뷰


중도 장애인으로 살아오며 주변의 도움을 받아 용기를 갖고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는 고종원 후원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끼고 보듬으며 도전과 극복의 시간을 지내온 그는 오히려
본인이 받은 도움을 사회로 흘려보낼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합니다.


밀알복지재단 고종원 후원자
 

본인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42살이고 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고종원입니다.

저는 6학년 때 심장판막증으로 인해 뇌졸중을 앓아 편마비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고 말 한마디 못했지만 어느덧 많이 회복되어서 지금은 건강하게 14년째 회사생활도 하고 있고 결혼하여 두 딸을 둔 한가정의 가장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그 장애로 인해 저의 삶이 오히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여전히 오른손의 경직과 오른발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만, 그래서 제 자신을 의지하지 않게 되었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 많은 과정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본인의 장애에 대하여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본인이나 가족, 주변은 어땠나요?

6학년 어느 날, 미열이 올라 며칠간 약을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 동네 병원에서 감기 항생제 처방을 받았습니다. 증상이 호전되어 아버지와 단둘이 등산을 갔는데 갑자기 몸 우측에 힘이 빠지면서 쓰러졌고, 응급실에 실려 간 후에는 수분동안 심정지가 오면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심장판막에 염증이 생겼었고, 항생제를 먹고 등산까지 하니 심장박동이 증가하며 염증이 떨어져나와 좌측 뇌의 혈관을 막았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전에는 운동도 좋아하고 매년 반장을 할 정도로 자신감 있고 스스로의 삶에 만족도가 무척 높은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원인불명 심장병에 우측 팔다리 마비와 언어장애를 갖게 되어 한순간에 모든 것들이 무너져내렸고, 그렇게 사춘기를 맞으며 큰 상실감과 방황을 겪었습니다. 

나는 아무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이런 시련이 왔을까 하며, 펑펑 울며 기도하던 날들이 많았는데 어느 날 마음속에 큰 위로를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장 이해되지 않아도 결국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게 되었고, 지나간 과거보다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던 제가 장애를 가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셨던 부모님께서도 큰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부모님께서는 그때의 안타까움에서 완전히 벗어나시지는 못하신 것 같습니다. 금이야 옥이야 키운, 부모님의 모든 것이자 큰 자랑이었던 저였으니까요. 저도 이제 아빠가 되고 첫 딸이 10살이 되어보니 그것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저에 대한 세상적인 바람들을 내려놓게 되었고 하루하루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생에서 은인이나 고마운 사람이 있었나요?

고마운 사람은 아내입니다. 저를 만나기 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장애에 대하여 깊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저를 만나면서 장애에 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2년 연애 끝에 결혼하기까지 주위의 많은 염려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함께 기도하며 흔들림 없이 저를 믿어 주었습니다. 어느새 결혼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내는 여전히 저를 지지하고 이해하는 귀한 동반자입니다. 이제는 기부에 대한 뜻도 한 마음으로 같아 가족이 함께 아동 결연 후원하고 있습니다. 함께 자녀들을 양육하며 왜 기부해야 하는지 나눔에 대한 것을 늘 일깨워 주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들도 용돈으로 작지만 후원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터닝 포인트도 있었나요?

가족 외에 제가 영향을 받은 사람은 가수 션입니다. 제 학창 시절 당시만 해도 요즘처럼 많은 연예인이 기부하거나 나눔 활동을 하던 시절은 아니었습니다. 션은 그저 좋아하던 가수 중 한 명이었는데 그가 가정을 아름답게 꾸미고 선한 활동을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가치관과 방향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그를 따라 하고자 봉사활동도 하고, 해외아동 정기후원도 하고, 첫째 아이 돌잔치도 기부로 대체하였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이제는 저와 제 가족의 삶에 “나눔”이 자리 잡았습니다. ‘선한 영향력’이란 바로 이런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롤모델을 닮고자 한 것이 이제는 저의 일부가 된 것 말이죠.


(결혼 준비 과정을 말씀하셨듯이) 우리 주변에 장애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나 가족, 가까운 지인에게 닥치기 전에는 부정적인 편견이 있는데요. 후원자님의 용기있게 생활하시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석 달 동안 합숙하며 지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과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장애인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는데요. 다양한 형태의 장애를 입었지만 조금의 배려만으로도 일상생활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저와 같이 비장애인으로 살아오다가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입은 중도 장애인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체 장애인 중에 후천적인 장애인이 90프로라고 하더라고요.

아프기 전까지 저도 ‘장애는 나랑 상관없는 일’이고  ‘장애인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애는 언제든 누구에게든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장애인은 단지 몸이 ‘불편’한 사람이지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이 아닙니다.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함께 서로 도우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돕는 것만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얼마든지 장애인도 회복하여 직업도 갖고 비장애인을 도울 수 있겠지요. 그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한 명의 사람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밀알복지재단 고종원 후원자
 

밀알복지재단 후원을 시작하셨을 때 기억나시나요?

매일 눈앞에 주어진 업무들과 육아로 바쁘게 살아가느라 처음 후원을 시작할 때의 기억은 사실 가물가물합니다. 

이런 나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직접적인 봉사활동도 좋지만 제가 몸으로 그들을 돕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렇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통해서 번 돈으로 장애아동에게 후원을 해주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장애인 도움 기관들이 있지만 장애인에 대한 복지 사업을 꾸준히 하는 밀알복지재단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는 국내 장애 아동들과 결연 후원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밀알복지재단에 후원을 결정하였습니다.

결연 후원의 장점은 정기적으로 아동의 사진과 성장 과정을 보고받아 근황을 알 수 있고, 그 이름 한명 한명을 위해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다는 점 같습니다. 앞으로 저의 기도 속의 이름이 더 늘어나기를 소망합니다.


밀알복지재단에 후원하면서 달라진 변화와 후원을 통해 기대하시는 점이 있으신가요?

저는 장애인 복지 사업의 최종 목적지가 ‘직업 재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병실에서 꼼짝없이 누워 있다가 두 달 만에 다시 걸음을 내딛었을 때 온 가족이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적절한 치료와 교육을 받는다면 충분히 사회에 나아갈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에 굿윌스토어 소개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참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린 장애 아동들이 후원을 통해 제때 치료받고 성장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 사회 여러 일터에서 일하고 자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밀알복지재단의 다양한 장애인 복지 사업을 찾아보고 놀랐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의 여러 사업을 통해서 장애인들이 꾸준한 재활 치료를 받고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들이 더 넓은 사회에 나와 인생의 순간을 성취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그런 기회를 다른 많은 후원자님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후원자님께 “나눔”이란 무엇인가요? 후원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흔한 얘기지만 기부란 씨앗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보잘 것 없는 작은 씨앗이 땅에 뿌려지면 그것은 생명이 되어 점점 큰 나무로 자라납니다. 그럼 그 나무는 열매를 맺을 수 있고 맑은 산소를 우리에게 주기도 하고 또 다른 씨앗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기부도 마찬가지로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는 기부금은 작을지라도 그것이 모이고 잘 관리되어 필요한 곳에 사용된다면 어려운 형편에 놓인 사람들을 살리고 모두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며 주변에서 많은 도움과 혜택을 받아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6학년 때 아팠던 저는 바로 일반 중학교에 진학하였는데 중1때 만난 한 친구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6년 동안 저를 꾸준히 도와주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좋은 친구들 덕분에 무사히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받은 것들을 생각하면 나의 나눔이 너무 작은 것 같아 부끄럽지만 제가 받은 도움을 사회로 흘려보낼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나 먹고살기’도 버거운 요즘 세상에 다른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이라도, 나눔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마음이 중요한 거니까요. 그 마음들이 모여 절박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가 더 좋아지고, 그 유익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돌아온다고 믿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이 올해 30주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밀알복지재단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3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어려운 형편에 놓인 사람들, 특히 장애인들을 위해 힘 쏟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기별로 장애인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른 어려움은 없는지 세심하게 파악하고 운영하는 것을 보며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후원자들의 소중한 마음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밀알복지재단으로 이 사회에 많은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밀알복지재단 고종원 후원자


글. 후원협력실 박연희, 홍보실 정이든

사진. 홍보실 정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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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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