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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대학생 기자단] 밀알복지재단의 30주년, 정형석 상임대표 인터뷰

2023.06.01

밀알복지재단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지원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이다. 밀알복지재단은 한국밀알선교단이라는 작은 단체에서 시작했다. 한국밀알선교단은 전문적인 장애인 복지를 위해 1993년에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을 설립했고, 올해 30주년이 되었다. 장애인과 지역사회의 복지를 위해 30년 간 달려온 밀알복지재단은 현재 60여 개 운영 시설과 9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11개국에서 재활복지, 특수교육, 아동보육, 보건의료, 긴급구호 등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밀알의 시작부터 함께했던 정형석 상임대표를 만나 보았다.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



Q.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밀알은 어떤 재단인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A. 첫 번째로 밀알복지재단은 장애인 복지 전문기관이에요. 장애인 복지는 상당히 복합적이고 다른 복지에 비해 범위가 넓어요. 장애 아동부터 장애 청소년, 장애 노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고 가정 복지, 여성복지, 특수교육까지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래서 생애주기별 접근을 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는 보육이나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성인이 되면 직업 문제에 관심을 주고, 노인이 되면 주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리고 자립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직업 재활을 하고 있어요.


두 번째로 밀알복지재단은 기독교 복지재단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전도하는 기관은 아니고 성경적 가치관을 재단의 핵심 가치로 두고 운영하는 재단이라는 의미입니다. 겸손(Modesty), 진실(Integrity), 존중(Respect), 옹호 (Advocacy), 사랑(Love) 이 다섯 가지 정신을 바탕으로 일하고 있어요.


밀알복지재단 30주년 로고



Q. 밀알복지재단이 올해 30주년을 맞이하였는데, 밀알의 시작부터 함께하셨던 대표님의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은데 소회가 궁금합니다.

A. 한마디로 말하면 꿈만 같아요. 꿈만 같은 감동이 옵니다. 밀알복지재단이 사회복지법인이 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어요. 금전적인 문제, 사회적 인식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30주년을 맞이했네요. 재단을 운영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적이 많이 일어났어요. 30년 전에는 아주 작은 단체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장애인 복지재단 중에서 가장 전문성 있고, 규모도 크고, 가장 투명성 있는 단체가 됐다는 걸 생각하면 꿈만 같아요.


1979년 한국밀알선교단으로 출발


1993년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 설립(초대 이사장 손봉호, 상임대표 정형석)


Q. 밀알복지재단이 진행했던 사업 중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가장 의미 있는 사업이 무엇일까요? 

A. 첫 번째는 굿윌스토어에요. 굿윌스토어는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부 받아서 판매하는 가게예요. 현재 19호점까지 있고, 6월 안에 22호점까지 확장할 계획이에요. 22호점까지 생기면 장애인을 330명 정도 고용할 수 있어요. 굿윌스토어는 최저임금도 보장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장애인 일자리 고용 모델이죠. 이 사업은 역동적이고 확장성이 있어요. 동네마다 만들어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 있는 사업이에요.


두 번째는 시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헬렌켈러센터에요. 시청각장애는 단순히 시각과 청각의 중복 장애가 아니라, 귀와 눈의 기능이 모두 상실했기 때문에 소통이 불가능해요. 기능 상실을 대체할 방법이 없으니까 장애인 중에 장애인인 거죠. 시청각장애도 기능 상실의 순서, 선천적 후천적 여부에 따라 4가지 종류(전맹전농, 전맹난청, 저시력전농, 저시력난청)로 나뉘는데요. 이 4가지가 전혀 다른 장애이고, 이런 장애를 모두 돌보는 곳이기 때문에 참 대단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밀알복지재단 굿윌도봉점


헬렌켈러센터 개소식


Q. 그럼, 재단을 운영하면서 가장 노력을 기울이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A. 앞서 말했던 5가지 밀알 정신(겸손, 진실, 존중, 옹호, 사랑)을 실현하는 거예요. 첫 번째로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회계, 수입, 지출에 대한 보고, 내부 감사, 외부 감사, 공개에 있어서 철저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다음으로는 장애인 복지 전문기관으로써 진정성과 전문성을 갖고 장애인 복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밀알정신을 기반으로 진정성, 투명성, 전문성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2014년 제6회 삼일투명경영대상 대상 수상


Q. 밀알복지재단이 30주년을 맞이한 지금, 대표님께서는 밀알의 영향으로 사회가 변화된 부분을 체감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A. 첫 번째 사회의 큰 변화는 특수 교육의 질이 많이 높아졌어요. 우리가 운영하는 장애인특수학교인 밀알학교는 KBS가 한국 10대 건축물로 선정했을 정도로 학교 시설을 잘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도 높아 명문 특수학교로 손꼽히고 있어요. 다른 특수학교에서도 밀알학교를 벤치마킹 할 정도예요.  또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같은 어린이집에서 교육받는 ‘장애 아동 통합교육’도 밀알이 선도해서 큰 영향을 미쳤어요. 


밀알학교는 특수학교에 ‘특수교육 실무사’ 제도가 만들어지는 데 기여했어요. 특수교육 실무사는 특수교사를 보조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밀알학교가 먼저 시작하고 국가에서 제도를 만들었어요. 또, 현재 사회복지사업법에 사회복지시설을 짓는데 방해하면 1년 이하의 징역, 1천 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이 있는데요. 그것도 밀알이 제도를 개선한 거에요. 1996년 밀알학교 설립 공사를 지역주민이 방해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계기로,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회복지시설 설치방해 금지 조항이 생겼어요. 


두 번째로는 직업 재활의 선도주자가 되었다는 거죠. 앞서 말했던 굿윌스토어 사업 등을 통해 많은 장애인들이 자립을 꿈꾸고 있어요. 또 밀알복지재단이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시청각장애인의 복지가 증진되도록 기여하고 있어요. 다양한 캠페인과 옹호 활동 등을 통해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밀알학교


Q. 앞으로 밀알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있으신가요?  

A. 당장은 현재 진행 중인 몇 가지 중점 사업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먼저 굿윌스토어를 확대할 생각이에요. 미국은 10만 명당 하나의 굿윌스토어가 있어요. 우리나라도 10만 명당 굿윌스토어 한 개가 생긴다면 500개까지 확대할 수 있어요. 지역사회 곳곳에 굿윌스토어가 세워지도록 전력을 다할 생각이에요. 


그 다음으로 저희는 기빙플러스라는 가게를 별도 재단(밀알나눔재단)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은 기업의 재고 상품을 기부 받아 파는 가게에요. 굿윌스토어는 장애인 중심 작업장인 반면에 기빙플러스는 노인, 다문화, 저소득층, 경력 단절 여성들이 일하고 있어요. 기빙플러스 사업 역시 굉장히 좋은 사업으로, 향후 100개 매장에서 300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헬렌켈러사업이 시작한 지 4년 됐는데, 앞으로도 관련 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시청각장애인 지원센터를 지방 거점 도시에도 만들어서 전국의 약 1만 명의 시청각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궁극적으로 직업까지 가져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야죠.


마지막으로 지난해 손봉호 초대 이사장의 유산기부를 계기로 출범한 ‘장애인 권익기금’을 장기적으로 확대해서 한국 장애인보다 훨씬 더 어렵게 살아가는 아프리카 장애인들, 또 국내 시청각장애인들의 권익 증진 사업에 기금을 사용할 생각이에요. 앞선 사업들이 밀알이 장기적으로 취급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으로부터 재고 상품을 기부받아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기빙플러스


Q.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동행하기 위해 변화해야 할 가장 큰 부분이 어느 지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인식 개선이죠.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불쌍하다’, ‘장애인은 시설에 들어가서 살아야 된다’ 이런 생각이 아니라 똑같은 사람으로 인식하도록 인식 개선이 필요해요. 포괄적 통합 또는 포괄적 포용이라고 하는데 모든 삶의 영역에서 장애인을 포용하는 사회가 되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야 해요. 교육만으로는 부족해요. 장애인과 직접 생활해 보고, 친구가 되는 기회가 있어야 해요.

 

Q.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시대정신이 있을까요? 

A. ‘약자와의 동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행해야 된다는 의미죠. 좀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 사회 통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포괄적 통합이 이루어져야 장애인도 자립하고 독립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통합어린이집 아이들



Q. 30년 동안 재단을 운영하면서 IMF, 코로나 등 시대적인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단을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지나고 보니까 IMF 때도, 코로나 때도 밀알은 오히려 성장했어요. 원래 어려운 시기에 사회복지가 더 발전합니다. 어려운 시기에는 사회복지가 할 일이 더 많아지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 때문에 사회복지기관이 오히려 빛을 발휘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밀알은 그 어려운 기간이 성장의 기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다음에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 말했던 밀알 정신 덕분인 것 같아요. 밀알 정신을 기반으로 한 투명성, 진정성, 전문성 이 세 가지가 밀알을 성장시킬 수 있었어요. 그렇게 일하니까 보람이 있고, 행복했어요. 행복하니까 계속할 수 있었지 만약에 불행했으면 중간에 도망 가 버렸겠죠(웃음).


Q. 밀알은 많은 후원을 통해서 운영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기부 활성화를 위해 잠재적인 후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 저는 남을 돕는 것은 결국 나를 돕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종의 보험이죠. 우리 사회가 서로 도와주면 내가 혹시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나도 도움을 받는 거죠. 내가 남을 돕는 마음은 참 귀하고 아름답지만 궁극적으로 서로 돕는 사이가 되면 일종의 보험처럼 나도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봉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인생의 의미가 봉사에서 온다고 봐요. 나를 위해 돈을 벌고 사는 것보다 사회적인 약자들을 위해서 헌신할 때 의미가 있고 보람이 생겨요. 행복한 삶과 보람을 찾기 위해서라도 후원을 하면 의미 있는 인생이 될 거예요.


장애인과 함께 웃는 밀알복지재단 직원



정형석 상임대표의 2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밀알복지재단은 함께 성장해왔다. 뜻을 함께한 청년들의 봉사 동아리에서 대한민국 복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단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굳건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사랑’과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밀알 정신 덕분일 것이다. 많은 사업과 업적을 달성한 밀알복지재단의 시도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장애인과 함께하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밀알복지재단의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밀알복지재단 설립 30주년 온라인 역사관]



글 l 대학생기자단 5기 이수안, 조혜수, 한예빈 기자

편집 l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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