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일, 말라위 은코마 지역의 아침이 사뭇 분주해 보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한껏 차려입었고, 학생들은 큰 눈을 반짝이며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바로, 마을 중심부에 건립된 은코마 커뮤니티 드림 도서관(Nkhoma Community Dream Library)의 개소식을 위해서입니다. 은코마 지역에 <꿈꾸는 도서관>이 어떻게 생겼을까요? 도서관의 시작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도서관 전경

2년 전, 밀알복지재단 말라위 사업장의 정문수 지부장은 깜깜한 밤 자신의 집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학생들을 보았습니다. 뭐하고 있느냐는 정문수 지부장의 질문에 아이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집이 너무 깜깜해서 여기서 공부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정문수 지부장 집 현관에 달린 희미한 백열등에서 나오는 빛에 의지해 책을 보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아직까지 말라위 은코마를 비롯한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들에서는 전기발전설비가 없거나, 발달 수준이 미미해 해가 지면 앞을 보기조차 어둡습니다. 이때부터 정문수 지부장은 아이들이 밤에도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지역 도서관 건립의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은코마 지역은 다른 작은 아프리카 마을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교육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의 여건이 좋지는 않습니다. 학교 도서관은 도서관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간이 좁고 낡은 책만이 몇 권 비치되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나마도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해가 떨어진 후에는 사용이 불가했습니다. 

도서관 운영위원회 회의모습

학생들과 정문수 지부장이 간절히 꿈꾸던 ‘도서관’ 건립의 꿈은 바로 작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주관하는 ‘나눔과 꿈’ 사업을 통해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라위 지부에서는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도서관운영위원회를 조직하고 현지 조사를 거친 후 지역 내 장로교단으로부터 건물을 무상으로 임대받아 18년 4월, 도서관 리모델링을 시작했습니다. 

약 1년간의 리모델링으로 완성된 은코마 드림 도서관은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되어 있어 밤에도 아이들이 마음 놓고 책을 읽거나 공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말라위 정부를 통해 도서를 주기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어 아이들은 다양한 책을 통해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컴퓨터와 CD 플레이어가 설치되어있는 멀티미디어실은 지역 주민과 학생들 모두에게 정보기술 교육의 장이 될 예정입니다. 

도서관 팻말과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

이 날 개소식에는 지역 기관의 대표들, 지역 주민과 학생들, 도서관운영위원회가 참석했으며 학생들은 도서관 건립을 기뻐하며 축하공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 도서관은 한국의 후원으로 만들어졌지만, 우리 모두가 이 곳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부심과, 사랑으로 이용해가길 바랍니다. 멋진 도서관을 선물해주신 밀알복지재단과 후원기관, 그리고 도움과 관심을 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도서관운영위원회 회장 Orman Chirwa 

은코마 커뮤니티 드림 도서관은 개소식을 마친 뒤 현재 하루 평균 30여명의 인원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도서관을 이용하며 더 큰 꿈을 꾸게 되었고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도서관 내에서 장애인식개선 교육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통합하는 데에 중점이 될 수 있는 여러 사업들을 진행해갈 예정입니다. 

말라위 은코마 지역 주민들에게 소중한 공간과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의 모든 후원자분들게 깊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