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수영이 전하는 캄보디아 빈민촌 아이들의 이야기 2015.1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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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수영이 전하는 캄보디아 빈민촌 아이들의 이야기 ‘신들의 도시’라 불리는 앙코르와트 사원으로 유명한 캄보디아는 매년 4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세계적인 관광국가입니다. 최근 3년 연속으로 약 7%의 고속성장을 기록하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 $1,146로 세계 154위인 최빈국 중 하나이며 특히 빈부격차와 여성,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의 소외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수도인 프놈펜 시내는 경적을 울리며 바삐 움직이는 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그 사이를 위험하게 가로지르는 사람들이 한데 뒤엉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번듯한 현대식 건물 안쪽으로는 곳곳에 판자촌과 같은 빈민촌들이 숨어 있었고, 강가에는 나무를 듬성듬성 엮어서 만든 열악한 수상가옥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어딜가나 학교에 가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동네를 떠돌아 다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창 공부하고 배워갈 나이에 관광객에게 구걸을 하거나 쓰레기를 주우려고 쓰레기더미를 이리저리 뒤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배우 정수영씨는 이런 캄보디아 아이들의 소식을 듣고 캄보디아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정수영씨 역시 5살 난 아이의 엄마로 캄보디아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모른체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찾아간 캄보디아에서 첫 번째로 만난 아이는 수도 프놈펜의 외각도시 언동마을에 살고 있는 14살 쓰라일린입니다. 재래시장에서 할머니와 함께 생선국수를 파는 14세 소녀 쓰라일린 쓰라일린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두 오빠와 함께 깨끗한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아버지가 알콜중독으로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마저 아버지의 빚 독촉을 이기지 못해 아이들을 두고 도망가 버리기 전까지는 가난해도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할머니 혼자 국수장사로 생계를 책임지고 계시고 쓰라일린은 이런 할머니를 도와 매일 새벽 3-4시에 일어나 국수재료를 준비하고 함께 시장에 나가 국수를 팔고 있습니다. ▲ 오빠와 함께 학교를 다닐 때 찍은 사진 속 쓰라일린
▲ 할머니를 돕는 쓰라일린
학업을 포기하고 유흥업소에서 청소일을 하게 된 첫째 오빠 매까라(15세)와 장애가 있는 동생 따라(7세, 다운증후군)를 포함한 5형제 모두 아직은 부모님의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허락된 안식처는 6식구 다닥다닥 붙어야 겨우 새우잠을 잘 수 있는 1평남짓의 허름한 판자집이 전부였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일터로 나가게 된 것, 그걸 허락해 준 걸 가장 후회한다고 말씀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할머니의 손을 꽉 잡은 정수영씨의 눈가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할머니의 딸이 되어 할머니를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정수영씨는 무거운 지게를 지느라 뭉친 할머니의 어깨를 주무르며 할머니를 위로해 드렸습니다. 시장에서 할머니의 국수를 대신 팔아드리기도 하고, 할머니의 말벗이 되어드리기도 하고, 또 쓰라일린과 함께 그릇을 씻고 물을 떠오는 일을 하면서 정수영씨는 장사가 마칠 때 까지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고 싶은 13살 소녀 씨유마이 정수영씨가 두 번째 만난 아이는 선생님이 꿈인 13살 소녀 씨유마이입니다. 초등학교도 가지 못해서 글씨도 읽을 수 없는 어머니를 보면서 가난해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된 기특한 아이였습니다. 놀이라곤 둘째 동생 메이홍(11살)과 막내 대빗(3살)이랑 쓰레기 더미에서 주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 재활용 비닐 씻는 통에서 물장구치며 노래부르는 것 말고는 딱히 없는데도 아이는 동생들과 있으면 항상 즐거운 듯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 학교를 다니진 못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씨유마이 씨유마이는 어머니의 일을 돕는 것도 능숙했습니다. 어머니가 주워온 비닐을 씻으면 시키지 않아도 먼저 한쪽에 씻은 비닐을 널어 말려놓고 또 다 걷은 후에는 어머니와 함께 자기 몸보다 더 큰 비닐자루를 지고 가서 팔았습니다. 저녁식사도 거르고 어머니와 함께 해가 지도록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주우면서도 투정 한 번 부리지 않는 의젓한 모습을 바라보면 더 슬픔이 밀려옵니다. 씨유마이네 가족이 이렇게 밤 늦게까지 쓰레기를 주워 팔아서 버는 돈은 하루 약 $3~4정도입니다. 비가 오면 벽과 천장에서 물이 새고 쓰레기더미 곳곳에 숨어있던 벌레, 쥐, 뱀들이 집으로 들어오는 위험한 환경이지만 그나마도 고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기에 씨유마이의 어머니는 이 곳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면서 하루하루 먹을 것이 없어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면 이마저도 감사의 기도가 나온다며 가슴을 쓸었습니다. 한창 클 나이에 변변치 않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아이들을 보면서 정수영씨는 씨유마이 가족에게 맛있는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아이들을 데리고 직접 근처의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과 채소, 돼지고기를 사서 후라이팬에 볶고 따뜻한 쌀밥을 지어 씨유마이의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고기라면 항상 국물요리만 먹어봤기 때문에 국물이 없는 고기볶음에 세 살배기 막내 대빗은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지만 오랜만에 따뜻한 밥을 길거리가 아닌 집에서 먹게 된 아이들은 활짝웃으며 저녁식사를 마쳤습니다. "짧은시간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 작은 위로가 쓰라일린의 할머니나 씨유마이의 엄마에게 큰 위안이 되는 것을 보면서 그들에게 단지 물질적인 결핍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 결핍도 있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우리가 돕는 도움이 단지 동정에 의한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당신을 누군가가 사랑하고 있다는 정신적인 메세지가 될수 있다는 것이요. 그렇기에 큰 금액이 아니라 조그마한 금액도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가 될수 있다는 것 그들에게 작은 쉼이 될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 배우 정수영 ▲ 꼬마아이와 인사하는 배우 정수영
4박 5일간의 짧은 일정동안 아이들을 만난 정수영씨는 가난하고 어렵지만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캄보디아의 부모님들과 어린 나이에도 가족들을 돕고 가족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려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오히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고 전했습니다. 배우 정수영씨가 만난 캄보디아 아이들의 이야기는 지난 12월 10일 오전 12시55분, MBC <제249회 나누면 행복>을 통해 방영되었습니다. 해외 곳곳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나눔을 통해 희망을 전해주세요. 정기후원 1899-4774 소액정기후원 http://nanud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