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새 희망을 - 우크라이나 지부 이야기 2016.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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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자재활센터에 온지 5년이 되어갑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정신병원에 8번이나 입원했던 저를 병원에서도 그리고 가족들도 포기할 정도였어요. 마지막 희망으로 이곳에 입소했는데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떠나고 싶었어요. 이곳에서는 술로 피폐한 내 모습도 사랑으로 감싸주었어요. 결국 알코올중독을 이겨냈어요. 제가 치료가 되고나니 고통당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노숙자 급식지원사업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장기입소자 니콜라이(57세) - ▲(왼쪽에서 두번째)노숙자 급식지원센터 리더로 거듭난 니콜라이씨의 모습
그들에게 새 희망을
- 밀알복지재단 우크라이나 지부 이야기 -
한 노숙자의 죽음
어느 날 우크라이나 한 여성이 도움을 요청해 왔습니다. 자신의 집 주변에서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알코올 중독자가 집으로 돌아가길 원하는데, 그를 집까지 데려다 줄 수 있냐는 거였습니다. 이창배 매니저는 리보브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시골 마을로 한참을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를 다시 리보브로 데리고 와야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돕고 싶어 현지에 있는 재활센터들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그를 받아줄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와 헤어진 얼마 후 추운 날씨에 동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냄새나는 노숙자들과 소망 없이 살아가는 알코올, 마약 중독자들을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먼저 길거리로 나가 급식을 제공하며 그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빵만으로는 이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더욱 재활센터의 설립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 밀알복지재단 우크라이나 지부는 노숙자들에게 급식을 제공해 재활을 독려하고 있다.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리보브 중독자재활센터는 노동을 통해 일상으로의 복귀를 돕고 있습니다. 6개월간의 공동체생활 훈련을 통해 술과 마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후 사회로 돌아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그러나, 많은 입소자들이 재활 후 사회로 나가 다시금 술과 마약에 빠져 버립니다. 심지어 돌아갈 집과 가족이 없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취업을 통해 진정한 자립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임시거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재활센터들은 내부 규율이 엄격한데, 리보브 중독자치료센터는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센터를 떠났다가 다시 중독에 빠져 돌아오는 사람들도 재수용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규율이 없어지면 다시금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기존의 방식보다 재활 성공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센터 내 장기입소자 중 모범적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입소자 리더로 임명합니다. 리더들은 새로운 입소자들을 보호하고 농장을 관리하는 등 일상 복귀에 대한 준비와 자신은 물론 다른 입소자들의 재활의지까지 확고히 다지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자유롭게 술과 마약을 하며 살던 입소자들에게는 술과 마약의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노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남의 도움이 아닌 자신들의 힘과 땀으로 이루어지는 결과를 보며, 자신감을 얻고 술과 마약으로 병든 몸이 좋은 공기와 노동을 통해 회복을 느끼고 의지를 다지기 때문입니다. ▲ 남성재활센터 입소자들의 생활 모습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넘어
우크라이나 리보브 중독자재활센터는 정부나 시로부터 재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농장에서 나오는 수익으로만 재활센터를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한 자립구조는 아니지만 노동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은 재활센터의 운영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재활센터는 개인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리보브 중독자재활센터는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재활을 원하는 모든 중독자들을 비용 부담 없이 수용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보브 중독자재활센터는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땀흘리는 노동을 통해 재활의 의지를 다지고, 수확물을 판매해 운영비에도 일부 도움이 되고 있다.
중독자재활센터는 현재 우크라이나 리보브 지역에서 5개의 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숙소가 부족할 정도로 입소자들이 넘쳐납니다. 그러나, 봄이 되어 따뜻해지면 많은 입소자들이 센터를 떠나갑니다. 치료를 받고 재활해야겠다는 의지보다 당장 눈앞에 닥친 추위를 피해 입소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입소자 중 약 10-15%의 사람들은 재활의 의지를 가지고 남게 됩니다.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희망을 가지고 그들을 돕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재활의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모이면 변화는 완성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심했습니다. 자신들의 삶의 공간에 알코올, 마약 중독자들이 들어온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민들이 가졌던 선입견은 없어졌고, 오히려 도움을 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재활센터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술과 마약으로 고통당하는 중독자나 가족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고 있습니다. 리보브 시에서도 중독자재활센터의 기능에 대해 인정하고 있으며, 세금 7,000$을 면제해 주는 등 재활센터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밀알복지재단의 분야별특별사업인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들 그리고 노숙자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알코올 중독자였는데 이곳 센터를 통해 정상적인 삶을 찾게 되었어요. 그 후 7년째 이곳에서 중독자와 노숙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더 많은 중독자들이 중독자재활센터를 통해 회복되어서 가정과 사회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 현지직원 데니스(38세) - ▲(오른쪽에서 두번째) 알코올 중독을 벗어나 노숙자와 알코올 중독자들올 돕고 있는 데니스 씨
밀알복지재단은 우크라이나에 중독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살릴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6개월간의 중독자치료과정을 통해 치료된 입소자들의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립의 최우선 과제는 바로 직업을 가지는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로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 홍보팀 권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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