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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NGO봉사단 활동을 마치며

2017.03.10

탄자니아 NGO봉사단 활동을 마치며

 
“2년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크게 깨닫게 된 것이 있다면, 한국에서 온 나와 이곳에서 살아가는 탄자니아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이 모두 똑같은 존재라는 사실이었다.”

 
처음 이 땅을 밟았을 때, 나는 이곳에 있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우러 온 사람이라고 스스로 일종의 상하관계를 만드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내가 주었던 것들보다도 이곳의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나는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루하루 이곳에서 아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이 아이들이 가진 커다란 잠재력을 매 순간 발견하게 되는 일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 발견은 누군가 이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줄 환경이 없었을 뿐이었다는 사실, 이 땅의 현실을 안타깝게 느끼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마음으로 함께 삶을 공유했던 기억

 
이곳 탄자니아에서 마음으로 함께 삶을 공유했던 기억들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많이 희미해진 ‘정’과 ‘순수’가 여전히 따듯하게 남아있는 곳임을 말하고 싶다. 함께 놀던 아이들이 나를 유심히 보며, 나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하고 더 깊은 관계를 가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엔 그저 자신과 다른 ‘외국인’이기 때문이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그들은 나를 정말로 자신들의 친구이자 가족처럼 생각 했었다고 깨닫게 되었다. 언젠가 한 아이가 나에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그 동안 많은 손님들과 팀들이 다녀갔지만, 나는 너를 잊지 못할 것 같아. 계속 기억할 것 같아”
 
나에겐 그 아이의 말이 단순히 감동과 감사함을 넘어, 내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준 것 같다. 나의 활동들이 사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저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주고, 아이들이 바라보는 것을 함께 봐주고, 아이들이 가는 곳에 함께 따라갔던 것 뿐 이었는데, 그 시간이 아이들에게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나에게도 그 순간들이 행복했던 기억으로 생생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하며 보낸 시간이었기 때문에 더 소중했던 것 같다.
 
한알의 밀알이 성장하는 과정
국가도 다르고, 문화도 나이 차이도 많았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내면의 모습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에서야 비로소 내 앞에 있는 아이들이 가진 무궁한 잠재력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걸 깨닫는데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아이들과 깊이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이 정말 감사하다.
 
나는 내가 특별히 큰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 탄자니아에서 보낸 2년의 시간들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아이들과 삶을 공유하며 함께 걸어왔던 시간들은 내 인생의 어떤 경험들보다도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 경험들이 앞으로 내가 나아갈 길에 큰 힘과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탄자니아를 완전히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회가 닿는다면 나는 다시 한번 탄자니아로 돌아와 더 멋지게 성장하고 변화해 있을 아이들을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 내가 발견한 희망을 불씨가 커다란 불길로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이곳을 위해 기도하고 기쁜 마음으로 지켜 볼 것이다.
 
* 이 글은 밀알복지재단 탄자니아지부 조예찬 단원의 에세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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