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키수무 해외사업장 방문기 : 내가 만난 헬렌, 변화의 시작 2017.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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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키수무 해외사업장
ODA(정부개발원조) 인턴의 현장방문기
: 내가 만난 헬렌, 변화의 시작
지난 11월 말, 밀알복지재단은 케냐 키수무 지역 장애아동가정 자립역량강화 사업점검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지역방문에는 특별히 ODA YP(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Young Professinal - 정부개발원조 청년인턴) 김슬기 인턴이 함께했습니다. 케냐에서 전해온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케냐 서북부 빅토리아 호수에 인접한 키수무 카운티는 수도 나이로비와 최대 항구도시 뭄바사에 이은 세 번째 주요 도시이나, 전통적인 루오 족의 지역으로 키쿠유 족 중심의 정부정책에 배제되어 경제,사회적으로 낙후되었고 전체인구(약 100만 명) 중 60%가 절대 빈곤 인구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주요 산업은 어업과 농사이나, 우기 시의 잦은 수해와 외곽 산간지형에서는 농사가 어려운 지리적인 문제로 식량자급률이 낮기 때문에 빈곤이 심화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이곳에서 장애아동가정을 중심으로 생필품, 식용수 지급을 통한 기초생계 유지 및 건강개선, 교육을 통한 주민들의 장애인식개선, 공동작업장 활성화를 통한 소득증대 및 자립역량강화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장애에 대한 지식습득과 옹호활동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주민교육을 실시합니다. 대상은 장애아동 부모님의 추천인이며, 주로 아동의 친척이나 이웃들로 구성됩니다. 사업점검 기간 중 진행된 주민 인식교육의 주제는 ‘장애아동의 이웃으로서 우리의 역할’ 이었습니다. 헬렌은 인식교육 강사로 장애를 가진 남편과 딸이 있습니다. 남편은 결혼 후 갑작스럽게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시력을 잃고 후천적 장애가 생겼고, 딸도 비장애인으로 태어났으나 마찬가지로 어릴 때 말라리아를 앓고 나서 말을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아동이 어릴 때 말라리아에 걸려, 제 때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잘못된 치료로 인해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갑작스럽게 가족이 장애를 가지게 되었는데도, 헬렌은 이 사실을 외면하기보다 이를 받아들이고 오히려 장애인에게 더 큰 관심을 가지고 교육자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날 교육은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되었고 강사의 질문에 지역주민들은 손을 들어 발표를 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헬렌은 앞으로도 큰 목소리로 장애를 가진 사람을 나와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며 배척하지 말고,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며 차별 없이 대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짧은 시간 이었지만, 강의 중에도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궁금한 것은 주저하지 않고 질문하는 모습들을 보며 이 공동체 안에 장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인식 교육은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일 뿐이지만 이 작은 활동 하나가 주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장애아동에게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을 기대합니다.
식물을 잘 키우려면 심기 전에 땅을 고르게 해야하고, 씨앗을 뿌리고 나서도 제 때 물도 주고 병충해에 저항력을 키울 수 있도록 영양도 공급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을 거치면 좋은 열매를 맺게 되겠지요. 앞으로 밀알복지재단은 키수무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마른 땅을 일구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우며 언제나 그들의 소리를 듣고 지역의 좋은 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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