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를 위한 기적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1979년 설립된 한국밀알선교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밀알선교단은 장애인에게 복음을 전하고(전도), 장애인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도우며(봉사), 그들을 사회와 교회에 바로 알리는 일(계몽)을 하는 작은 장애인 선교기관이었다.
어려움 중의 하나는 영세성으로 인하여 전문적인 복지사업을 실천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꼭 필요한 복지사업을 실천하고 있었다. 장애아동조기교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장애인 캠프, 장애인 인식개선사업 등이었다. 전도를 제외한 봉사와 계몽은 장애인복지사업이기에 얼마든지 국가와 사회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지만 선교기관이라는 한계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1991년 말, 밀알선교단은 사회복지법인 설립 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밀알선교단이 사회복지법인으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5억원과 다른 여러 요건을 갖추기 위한 5억원이 합쳐져 약 10억원에 이르는 재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것으로 시작된 것이 ‘밀알심기운동’이었다. 밀알심기운동의 두 가지 목표는 밀알복지재단 설립과 장애인복지센터 건립이었다. 이를 위한 10억원 모금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10억에 이르는 길은 매우 느리고도 먼 듯했다.
1992년 1월부터 시작된 밀알심기운동의 모금액은 운동 종료 예정일인 12월 30일까지 목표액 10억원의 10%도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모든 사업이 후원에 의하여 운영되는 밀알선교단이 별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추가로 모금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운동을 여기서 마쳐야 하는지 연장해야 하는지 기로에 서 있었다. 일단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1억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1993년 3월까지 모인 기금은 8천만원 정도였다. 주로 자원봉사자들과 장애인들이 열심을 다해 모금에 참여했다. 고액의 후원자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기적은 4월에 일어났다. 손봉호 법인설립 추진위원장의 강연을 접한 미국에 거주하는 익명의 후원자가 자신의 재산 전부인 감정가 7억원 상당의 5층 빌딩을 기부했다. 후원자는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자신의 재산을 가장 귀한 곳에 사용하기 위해 밀알에 기부하게 되었다. 후원자의 어머니는 등기권리증을 넘겨주면서 “우리 아들이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장애인들을 위해 사용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후원자는 평생 모은 재산으로 임대료만도 400만원 정도가 나오는 알자배기 건물을 조건 없이 기부하였다.
또 한 사람의 후원자가 나타났다. 밀알 소식지가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된 윤영곤 후원자는 뒤에 러시아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은퇴하였지만 당시에는 경기도 안성에서 피부과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윤 후원자는 고난주간을 맞이하여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가다가 밀알소식지를 보고 감정가 2억 원 상당의 500평 토지를 기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는 사람들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부탁했고 무명으로 기부되었다.
윤영곤 후원자는 그 토지를 매입할 때 이렇게 기도했다.
“이 토지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청지기로 관리하고 있다가 언젠가 필요한 자가 나타나면 기꺼이 기부하겠습니다.” 그런데, 윤 후원자는 법인설립을 위한 모금운동 소식지를 보고 때가 왔다고 생각하여 기부를 했던 것이다.
이후 윤 후원자는 밀알학교 건축헌금으로 수용당한 토지(논)의 보상금도 기부하였고, 나중에 러시아 선교사로 헌신할 때 감정가 6억 원 상당의 안성병원 3층 빌딩도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장애인과 복지를 위해 아낌없이 내어 놓은 것이다.
그리고 1993년 7월 15일 밀알복지재단의 주무관청인 서울시의 관계공무원으로부터 사회복지법인의 인가통보를 받았다. 한국밀알선교단이 창립된지 14년 만에 사회복지법인이 설립되었으며 모금운동을 시작한지 1년 7개월만이었다.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고 장애인복지센터를 마련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그동안 장애인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약 2천명)이 이 운동에 참여하여 약 9천 2백만원의 모금액이 모였으며 공시지가 8억 3천만원(시가 약 13억) 정도의 부동산을 기부받았다.
“밀알복지재단의 설립은 일의 마지막이 아니고 시작에 불과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는 국민들의 의식이나 복지기관의 기술, 그리고 정부의 예산 등이 미약한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밀알복지재단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국가와 정부를 위한 협력과 봉사이며 한편으로는 장애인복지를 위한 봉사입니다.”
1993년 월간 밀알보 8월호 정형석 대표의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을 설립하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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