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현장소식] 내 이름은 아카스! 2013.0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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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밀알 NGO봉사단 1기, 네팔로 해외 자원봉사를 오게 된 이효열 단원입니다. 아카스(AKAS)가 무슨 뜻이냐고요? 아카스(AKAS)는 ‘하늘’이란 뜻으로 네팔 친구가 이곳의 푸른 하늘을 닮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제게 지어준 네팔이름입니다.
저 아카스(AKAS)가 네팔에서 하는 일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네팔 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혹시 히말라야나 안나푸르나가 제일 먼저 생각나지는 않으시는지요. 엄홍길 대장님의 히말라야 등반과 한국의 등산 열풍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네팔! 그 아름다운 천혜의 풍경을 가진 네팔 생생스토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네팔 장애아동들과 눈빛으로 말하기 제가 있는 곳은 수도 카트만두 서남쪽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 탕곳입니다. 저는 네팔 밀알학교에 근무하면서 오전시간에 학교에 다니는 장애 아동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오기 전 기대 반 걱정 반의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도 아닌 네팔에서 말도 안 통하는 아이들을 내가 잘 살펴 줄 수 있을까?, 네팔의 장애아동들은 한국의 아이들과 어떻게 다를까?, 내가 진짜 이 땅의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을까?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후에 그것이 괜한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쓸데없는 걱정을 했던 제 자신이 매우 부끄러워졌습니다.
네팔의 장애아동들은 제가 한국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만난 장애아동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들 역시 행복하면 웃고, 사랑 받고 싶어 하는, 받은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그런 아이들이었습니다. 이 낯선 땅에 처음 도착해 서서 머뭇거리고 있을 때, 먼저 손을 내 밀어준 아이들. 말을 통하지 않지만 “아카스!”하고 이름을 부르며 달려와 안아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쩌면 내가 이곳에 가르치러 온 것이 아닌 이 아이들에게 배우러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아이들을 만난 것에 하루하루 감사하며, 요즘에는 아이들과 눈빛으로 대화 합니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면서 교감하고, 사랑을 나눕니다. 사랑한다고 말을 직접 듣지는 못해도 아이들이 “아카스!” 하고 불러주는 소리에, 달려와 안아주는 것에 사랑받고 있음 확신하고 그럴 때마다 우리 아이들에게서 제가 네팔에 오게 된 이유와 있어야 할 이유를 찾게 됩니다.
학교에서 만나게 된 네팔의 아이들 오전을 밀알학교 아이들과 보냈다면 오후에는 밀알학교 주변 3개 학교의 결연 아동들에게 매일 점심으로 빵을 제공하면서, 아픈 곳은 없는지,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지 등 아이들의 생활과 상황을 살피는 일을 합니다. 방글라데시와 함께 아시아 최빈국인 이곳, 여러분은 어떤 아이들, 어떤 학교의 모습을 상상하시나요? 자신의 가난에 슬퍼하는 아이들? 미래를 잃어버리고 울고 있는 아이의 얼굴? 물론, 제가 직접 돌아다니면서 본 학교와 아이들의 상황은 많이 어려웠습니다. 전등이 들어오지 않는 학교, 흙으로 만든 교실에서 손에 잘 잡히지도 않는 몽당 연필을 쓰면서 공부하는 아이들...
그러나 이 아이들은 슬픈 얼굴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가난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네팔의 아이들은 웃고 있습니다. 이렇게 활기차게 웃으며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는 학교에 올 때마다 생각합니다. 이렇게 웃는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가 도와야 하고, 그것이 우리가 아이들을 도와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국에 계신 후원자님들의 도움으로 이 학교들에 작은 변화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아이들에게 점심때 빵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이 학교로 와 학급이 하나 더 생기는가 하면, 지원받은 학용품을 가슴에 품고 “감사합니다. 공부 열심히 할게요!” 연신 인사하는 것을 보면서 먼 훗날 시간이 지나 이 아이들이 저마다 자신의 꿈을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 갈지 기대되는 순간이 많아집니다.
2013년 2월 25일 해외자원봉사라는 부푼 가슴을 안고 비행기를 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니 벌써 2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지난 2개월을 돌아보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쓰다 보니 앞으로의 시간이 너무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을 결연 맺어 도와주시고 있는 후원자 분들께 항상 감사드리며, 네팔의 아카스(AKAS)가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하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글 _ 네팔 이효열 단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