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소풍 1화 휠체어를 타고 간 선유도 공원 2013.07.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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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는 휠체어를 탄다. 사람들은 종종 후니를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지만 후니는 한 번도 자신을 불쌍한 존재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후니는 늘 당당하다. 그는 그게 자신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후니는 오늘 기분이 좋다. 날씨도 좋고 오랜만에 공원에 갈 작정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선유도 공원이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후니는 옛날 정수처리시설이었던 곳을 공원으로 다시 만든 선유도 공원에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한강 한가운데 떠 있는 선유도에 간다는 건 휠체어를 탄 후니에게는 조금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그러다 선유도 공원에서 휠체어를 대여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휠체어를 대여해 준다는 건 휠체어를 타고 공원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뜻이었고 후니는 곧 선유도 공원에 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그러나 후니의 계획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바로 버스 때문이었다. 휠체어를 타고 탈 수 있는 버스는 저상 버스뿐이다. 몇 대마다 한 대씩 오는 저상버스를 타기위해서는 한참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러나 의지의 한국인 후니는 끝내 기다려 저상버스를 타고 선유도 공원 입구 정류장에 도착했다.
<선유도 공원 정문-휠체어를 타고 오려면 선유도 공원 정문으로 가는 것이 편리합니다. 승용차 이용 시 장애인 차량은 선유도 공원 정문으로 입장이 가능하고 별도의 주차료도 없습니다. 다만 장애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장애인증이 필요합니다. 선유교 방면으로 선유도를 방문할 경우 경사가 높은 다리 구조 때문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고 이동해야 하는 거리도 꽤 긴 편입니다.>
후니는 먼저 선유도 안내센터로 향했다. 낡은 휠체어 대신에 새 휠체어를 빌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앗. 내 휠체어보다 휠씬 좋잖아! 후니는 가져온 휠체어를 맡기고 공원에서 빌려주는 휠체어에 올랐다. 신분증만 있으면 간단히 대여할 수 있다. 자, 이제 공원을 돌아다녀볼까? 선유도는 과거 정수장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공원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배가 고파왔다. 다행스럽게도 공원 한 가운데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후니는 신나게 휠체어를 달려 카페테리아 나루에 도착했다.
<카페테리아 나루-카페테리아 나루에는 여러 가지 음식과 스넥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고 사람이 많을 때에는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2층에도 자리가 있지만 계단이어서 올라가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도 한강을 보며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좋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노을이 지고 있었다. 이게 바로 한강의 멋이지. 후니는 노을을 감상하며 공원을 산책했다. 큰 경사가 없어서 돌아다니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후니의 배에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앗. 갑자기 배가! 화장실이 어디지? 후니는 화장실을 급히 찾아나섰다. 장애인 화장실이 없으면 큰일인데. 휠체어를 타고 좁은 화장실에 들어가는 건 진땀나는 일이다. 만약 장애인 화장실이 없다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저기, 화장실이다! 후니는 서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입구가 조금 좁긴 했지만 다행히도 장애인용 칸이 마련되어 있었다. 위기의 순간을 넘긴 후니. 저멀리 보이는 유람선을 보며 감상에 젖었다. 문득 유람선을 타고 싶어진 후니는 스마트폰으로 유람선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다. 장애인은 30% 할인! 이런 건 누려야해. 후니는 유람선을 타기로 하고 선착장 방향으로 휠체어를 몰았다. 앗! 그런데 넘을 수 없는 장벽이 후니의 앞을 가로막았다. 엄청난 오르막의 선유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도 쉽지 않은 길이었다. 유람선은 여자친구 생기면 타야겠다. 후니는 하는 수 없이 돌아서야만 했다.
<한강 유람선-장애인 1-3급 복지카드 소지자는 동반한 1인까지 30%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레스토랑, 뷔페 유람선은 제외이니 유의해야 합니다.>
해가 지고 공원에도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한바퀴를 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백점을 주고 싶은 선유도 공원. 독특한 풍경과 여러가지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선유도 공원만의 매력이다. 후니는 오랜만에 나들이에 기분이 좋았고 나중에 여자친구가 생기면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하며 공원을 나섰다.
후니의 특별한 소풍: 후니는 실제 장애인이 아닙니다. 후니의 특별한 소풍은 비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장애인이 겪을 어려움들을 체험해보고 실제 장애인이 된 것 같은 마음으로 쓴 여행기입니다. 휠체어를 타고 소풍을 다닐 장애인들에게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이 코너를 연재하려 합니다. 글, 사진_후니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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