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장 직원인터뷰]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_네팔 편 2020.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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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프로젝트 매니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의 네 번째 이야기가 돌아왔습니다. 네 번째 주인공은 ‘지구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네팔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이아라 프로젝트 매니저입니다. 네팔의 생생한 현지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래요? 안녕하세요, 저는 밀알복지재단 네팔 사업장에서 까브레 지역 장애인 직업재활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 이아라입니다! VOICE센터 2주년 축하파티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는 이아라 프로젝트 매니저 Q. 네팔 사업장의 사업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팔 사업장은 밀알복지재단과 파트너십을 맺어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는 협력사업장으로 크게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진행되는 1:1 아동결연 사업으로 연 167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결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까브레 지역에 VOICE센터를 만들어 재활복지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코이카(KOICA) CPP(Civil society Partnership Program)사업으로 코이카 기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며, 네팔 사업장은 중증장애인의 직업훈련을 통한 소득 창출, 경제참여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업재활훈련은 옷 수선(봉제), 자수&십자수, 그리고 취업을 위한 사무직기초 이렇게 3가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네팔 사업장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네팔 사업장을 ‘택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기다리던 택배 상자를 개봉할 때에는 설레고 즐거운 것처럼 장애인분들에게 우리 VOICE센터에서 활동하는 것은 설렘과 즐거움이 가득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Q. 네팔 사업장에서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밀알복지재단 네팔 사업장의 재활복지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정말 깊은 산골짜기나 오지에서도 장애인분들이 까브레 재활복지센터를 찾아오세요. 어느 날, 한 장애인분이 휠체어를 탄 채로 3일 동안 버스를 타고 센터에 오셨는데, 심지어 우리 센터에 오려면 휠체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 지인에게 휠체어를 빌렸다고 하셨습니다. 오래되어 심하게 녹슨 휠체어의 상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3일 동안 그런 휠체어를 타고 우리 VIOCE센터에 찾아온 훈련생을 마주한 사건은 저에게 경종을 울린 일이었습니다. VOICE센터에서 봉제를 하고 있는 장애인 훈련생들 솔직하게 말하면, 처음 그분을 뵈었을 때 ‘무엇을 하실 수 있으실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셨고 직업 재활의 꿈까지 이루셨습니다. 현장에서 힘든 상황을 마주할 때면, 이 일을 떠올리며 제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통합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곤 합니다. Q. 네팔 사업장 사업 중 위 사례와 같은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대여 시스템이 있나요? 휠체어 대여서비스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장애인분들이 자주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VOICE센터에서 훈련을 받으려면 휠체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네팔 정부산하 NGO나 fund-raising 통한 휠체어 대여서비스를 연결해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VOICE센터는 장애인분들이 센터 내를 편하게 이동하실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두었습니다. 이러한 인프라 덕분에 장애인 훈련생들은 직업훈련뿐만 아니라 난생 처음으로 집밖에서 네팔 전통축제를 즐기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집밖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는 장애인 훈련생들 Q. 네팔의 산악지형으로 인해 장애인분들이 겪으시는 어려움이 있을까요? 네팔하면 에베레스트를 쉽게 떠올릴 만큼 네팔은 산으로 이루어진 지역이 넓은 편입니다. 산악지형의 집 대부분이 계단식 논 같이 되어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산악지역의 장애인들이 이동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동이 어렵다보니 장애인분들이 아예 집 밖으로 못 나오는 게 현실이고 때문에 네팔에서는 장애인에 대해 어떠한 인식조차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 편입니다. Q. 현장 활동가로서 힘든 점은 무엇이 있나요? 반면 현장 활동가로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힘들다고 느꼈던 것은 물리적으로 열악한 환경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까브레 지역은 아플 때 적절히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또한 2015년 네팔 대지진을 겪으면서 열악한 환경을 다시 한 번 체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힘든 점도 있지만 현장 활동가로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은 무엇보다도 현장과의 교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의 실제 대상자인 현지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현지 직원들과 나누는 교감은 국내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지만의 매력입니다. 더 나은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도, 즐거운 일도, 슬픈 일도 현장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VOICE센터 장애인 훈련생들 Q. 앞으로 네팔사업장에서 꿈꾸는 미래는 어떤 것이 있나요? VOICE센터 훈련생 한 분이 네팔 제1금융권 은행 중 한 곳에 취업했지만 장애인 직원을 위한 인프라가 너무 부족해서 결국 한 달 만에 퇴사하셨습니다. 회사 면접을 볼 때만 해도 근무시간 조절도 해주고 휠체어로 근무하기 편한 직업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했지만 은행이 워낙 바빠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휠체어 앉아계신 분들은 욕창이 생기기 때문에, 적어도 1시간에 10분씩은 쉬어야 하는데 바쁜 은행의 긴 업무시간이 매우 곤욕스러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장애인을 위한 인프라 역시 부족하니 화장실 갈 때도 동료직원에게 매번 부탁하셨다고 해요. 인프라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 달 만에 회사를 그만두는 사례를 보면서 장애인들의 취업 여부를 떠나 근본적인 사회 변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장애인 옹호 활동에 큰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기반으로 밀알복지재단 네팔사업장이 장애인직업재활센터로 자리매김하여 장애인의 실제 사회복귀와 소득에 도움이 되는 직업훈련을 장애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ㅣ 밀알 대학생기자단 2기 조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