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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장 직원인터뷰]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_필리핀 마닐라 편

2021.01.08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여 해외사업장의 프로젝트 매니저 인터뷰를 통해 국제개발협력 현장 활동가의 삶을 알아보는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필리핀 마닐라사업장에서 4년째 근무하고 있는 최예람 프로젝트 매니저입니다. 


안녕하세요!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장애인과 함께 하는 삶의 기회를 가지게 된 밀알복지재단 필리핀 마닐라사업장 프로젝트 매니저, 최예람입니다.


장애인식박람회에 참여한 최예람 프로젝트 매니저

Q.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파견직을 지원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2014년부터 2년간 KOICA봉사단으로 스리랑카 ‘암파라’라는 외진 시골에서 한국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였습니다. 이후 한국에 취업한 제자들이 가난한 자신의 가정을 일으키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한 작은 나눔이 어느 누구에겐 큰 의미가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나눔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누었다고 말하기엔 부끄러운 것조차 누군가에겐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되는 것을 보며 앞으로도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이런 나눔은 어디에나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곳에서 빛난다고 생각해 파견직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필리핀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필리핀 마닐라 사업장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필리핀은 땅 위의 환경은 물론이고, 수중 환경까지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환경처럼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들 역시 필리핀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밀알복지재단 필리핀 마닐라사업장을 떠올리면 ‘출발점’이란 단어가 생각납니다. 장애아동을 위한 교육의 출발점, 장애인들이 취업을 통해 사회의 일원이 되는 출발점, 그리고 사회구성원들이 장애인들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Q. 필리핀 마닐라사업장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밀알복지재단 필리핀 마닐라사업장은 장애인들이 공부하고, 일하고, 살아가는데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특수학교(JDS) 운영과 직업교육 서비스를 통해 교육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OJT(On the Job Training, 직장 내 교육훈련) 과정연계, 기업연계, 창업지원을 통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식개선 박람회, 콘서트, 라디오/텔레비전 출연 등 장애옹호활동을 통해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OJT 기업연계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있는 장애인

하지만 지난 3월부터는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입이 없어진 장애인가정에 쌀과 기본적인 식재료가 포장된 푸드팩(food-pack)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푸드팩 지원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재택근무관련 직업교육, 창업 지원을 함으로써 장애인가정의 재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현지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요?
한국처럼 장애인들을 불편해하거나 어려운 존재로 여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은 비장애인들에게 불행, 불쌍한 존재로 여겨집니다. 교육에서도, 취업의 환경에서도, 살고 있는 사회 환경에서도 장애인에게 기본적인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며, 차별받는 현실에 놓여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필리핀 마닐라사업장에서는 매년 대형쇼핑몰에서 체험형 장애인식박람회를 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박람회를 통해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불평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실천을 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2019 장애인식개선 박람회 전경

Q.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추억 하나를 꼽는다면?
네일숍에 취업한 청각장애인의 근무적응 확인을 위해 기업에 방문했을 때입니다. 매니저에게 청각장애인과 일하는데 어려움이 없는가에 대해 물으면서도 당연히 부정적인 피드백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매니저의 대답은 망치로 제 가슴을 치는 것 같았습니다.

"청각장애인이 일하기 위해 
얼마나 큰 용기를 내고 있는지 많이 느꼈습니다.
출퇴근을 위해 대중교통요금을 낼 때
목적지에 대한 소통이 필요하고, 
하차벨이 없어 하차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청각장애인 직원으로 인해
비장애인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청각장애인에게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용기 내어 매장으로
출근해주는 장애인 직원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자신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말할 수 있는 자리에서 오히려 장애인직원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매니저의 태도가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장애인직원 고용 유지율이 매우 저조한 현실 속에서도 해당 네일숍 매장과 연계된 청각장애인 직원은 4년째 일하고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Q. 현장 활동가로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장애인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음에도 제자리인 것 같은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입니다. 명시되어 있지만 실행되고 있지 않는 장애인 법, 없는 것과 다름없는 필리핀의 장애인복지, 장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는 순간에 힘이 듭니다. 그 순간엔 ‘계속해서 이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장애인을 포함한 지역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들이 순간순간 행복해하는 모습을 참 좋아합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제자리인 듯한 필리핀의 현실 속에서 더더욱 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오게 될 지역사회의 좋은 변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콘서트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특수학교(JDS) 학생들

Q. 필리핀 마닐라 현지직원 동료들에게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한마디 해준다면?
코로나19로 인해 계획했던 많은 것들이 바뀌고 멈춰버렸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업의 방법이 바뀐 것이지 우리의 목표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더 나은 지원을 위해 새로운 방법을 함께 고민해주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사업장을 든든히 지켜 주어 너무 감사합니다. 2021년 우리 다시 한 번 힘내보아요!

푸드팩을 전달하고 있는 마닐라사업장 현지 직원

밀알복지재단은 앞으로도 해외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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