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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업장 방문기 ②, 쌀람, 에티오피아!

2014.08.22

아프리카 사업장 방문기 ②,
쌀람, 에티오피아!

     우리재단은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1일까지, 총 23일간 사업장 모니터링을 위해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아동결연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우간다를 거쳐 지역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케냐로 마무리 된 이번 아프리카 사업장 방문 내용을 소개합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아디스아바바

     탄자니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킬리만자로공항에서 3,000년의 역사를 지닌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2013년부터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도 운영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항공의 승무원들은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미인입니다. 아프리카인 특유의 까만 피부가 아닌 갈색 피부톤과 큰 눈은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습니다. 같은 아프리카인데도 에티오피아는 에티오피안들의 이국적인 외모뿐만 아니라 나라 자체도 색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하니, 에티오피아의 수도답게 넓은 도로와 높은 건물이 들어서있고 중심도로 주변에는 건물을 건축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아디스아바바는 53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가입한 아프리카 최대의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의 본부가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빠른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에티오피아. 빠른 성장의 중심에 있는 아디스아바바바 도심은 사람들과 차, 건설장비들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차도를 가득 메운 자동차중에는 일반적인 승용차 외에도 오토바이, 인도의 릭샤와 비슷한 미니택시 ‘바자주’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바자주와 오래된 중고차에서 발생하는 매연과 뿌연 흙먼지로 시야가 흐릿할 정도였습니다. 차 안에 있는데도 눈과 코가 금새 뻑뻑해져 왔습니다. 

     건설을 위한 덤프트럭, 포크레인 등이 거리에 가득한 도심. 현재는 도심 중앙에 트램을 건설하느라 극심한 교통체증을 발생하고 있습니다. 10km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30분 이상 차 안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아디스아바바에는 신호등이 거의 없습니다. 그 탓인지 사람들은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아무렇지 않게 횡단합니다. 그래서 차를 타고 가다보면 차가 오는데도 위험하게 건너는 사람들, 차가 오는지 눈치를 보며 중앙선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왜 사람들이 도로에 뛰어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현지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으니 처음부터 보행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도로를 건설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데요. 그 때문에 만약에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가 날 경우에 보행자는 한화로 약 10만원 정도의 보상밖에 받지 못합니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목숨을 무릅쓰고 길을 건너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빠르게 경제가 발전하고 있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경제발전의 어두운 이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딜라, 한별학교 이야기

     복잡하고 분주한 아디스아바바를 뒤로하고, 우리재단이 협력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남부에 위치한 딜라(Dilla) 지역 한별학교 학생들을 만나러 떠났습니다. 아디스아바바 중심만 벗어났을 뿐인데도, 드넓고 푸르른 초원이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이 드러납니다. 초원위에는 소와 염소가 가득했고, 특히 당나귀가 운송수단으로 쓰이는 모습이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가끔씩 이 당나귀들은 차가 다니는 도로 중앙에 가만히 서 있는데요. 차가 다가와도 움직이지 않아 당나귀를 치지 않기 위해서는 오히려 차가 당나귀를 조심히 피해가야 합니다. 그래도 소나 말은 도로에 있어도 차가 오면 비켜주는 편인데 이 당나귀들은 한 걸음도 절대 움직일 생각조차 보이지 않더군요. 

     딜라는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쪽으로 352km 떨어진 중소도시입니다. 우리재단은 딜라에 위치한 ‘한별아카데미’와 2012년부터 협력하여 아동결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별아카데미는 전교생이 1,100여명으로, 2006년에는 유치원 과정만 있었지만 지금은 고등학교 과정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치원으로 입학했던 학생이 이제는 어엿한 고등학생으로 자라 계속해서 한별아카데미에 다니기도 합니다. 한별아카데미에는 교장인 정순자 프로젝트매니저를 비롯해 한국인 활동가 4명, 현지인 교사, 행정직원, 스쿨버스 기사까지 약 5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함께 힘을 모아 학생들을 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재단과 한별아카데미는 아동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데요. 특히 한별아카데미는 우리재단과 협력하게 된 이후로 ‘SBS희망TV’의 ‘희망학교’ 건설을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학년증가에 따른 학교 증축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별아카데미는 우리재단과 ‘SBS희망TV’의 지원을 받기 전, 건축비가 넉넉지 않아 수 년 안에 무너질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흙으로 건물을 짓기 시작했었는데요. 지원 이후 튼튼한 시멘트와 철근을 사용하고 함석을 올려 번듯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건축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인 문제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제는 학교 내 수로공사만 완료되면 한별아카데미는 개교 이후 약 9년이라는 시간을 걸쳤던 건축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됩니다. 정순자 프로젝트매니저는 학교가 재정적으로 어려울 때에 우리재단과 협력하게 되어 순조롭게 학교 운영을 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아프리카에 와보니 물이 정말 귀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건조하고 메마른 지역에는 땅에 보관된 물 자체가 없을뿐더러, 물이 있어도 제대로 된 수도시설이 갖추어진 곳이 거의 없어 깨끗한 물을 가정에서 공급받는 것이 어렵습니다. 한별아카데미 내 사택에도 정부에서 설치한 상수도 물탱크가 있지만 1년에 2-3번 공급받으면 많이 받는 것일 정도로 일반 사람들은 물을 얻는 것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디스아바바의 명성병원에서 지하수를 보관하는 우물을 파 준 덕에 한별아카데미의 수도시설은 딜라 지역에서 최고로 꼽힙니다. 전기를 활용해 물탱크로 하루에 2번 물을 끌어올리면, 약 천 여명이 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물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지역주민들도 물을 편하게 길어다가 쓸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하여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한별학교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개교 이후 최초로 9학년학생 30여명과 함께 1박2일 캠프를 떠났는데요. 한 번도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 볼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실 캠프를 진행하기 전, 학부모들의 반대 아닌 반대도 있었는데요. 에티오피아에서는 문화상 남자끼리 혹은 여자끼리 같이 숙박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에이즈 때문에 동성끼리 숙박을 할 경우에도 방을 각각 잡아야 하는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캠프는 학부모의 동의서를 받은 학생에 한해서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캠프에 참석한 학생들은 체육활동과 레크레이션, 캠프파이어 등의 시간을 가지며 평소에는  할 수 없었던 활동들을 경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번 캠프를 진행했던 한 스탭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청소년들의 놀이문화도 축구밖에 없는 에티오피아에서 캠프를 통해 서로 행복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렇게 이뤄진 첫 캠프의 반응은 아주 뜨거웠습니다. 7월에 열린 2차 캠프 신청은 신청 시작 5분 만에 끝났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향후 한별학교는 정기적으로 캠프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캠프를 통해 긍정적인 놀이문화가 형성되고, 학생들이 또래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꿈을 새롭게 발견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건강한 학생들로 자라나기를. 

 
사진, 글 국제협력팀 신은진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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