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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VOICE 직업훈련센터’의 아주 특별한 외출

2022.06.21

네팔 수도 ‘카트만두’ 근교인 ‘카브레’에는 네팔 최초의 장애인 전문 직업훈련 기관 ‘VOICE 직업훈련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은 밀알복지재단이 2018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시작된 곳으로, (장애인 자립을 목표로) 네팔 현지 기관인 ‘네팔척수장애인협회(Spinal Injury Sangh Nepal)’와의 협력을 통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훈련생들의 아주 특별한 외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장애를 가진 후 달라진 일상, 그러나 혼자가 아닙니다

네팔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로 유명한 만큼 국토의 대부분이 고도가 높은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낙상이나 교통사고가 빈번합니다. VOICE 직업훈련센터에서 직업훈련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훈련생들 역시 이와 같은 사고로 척수장애나 절단장애를 가지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훈련생들은 적극적으로 직업훈련과정에 참여하지만 때로는 주위의 시선이나 이전과는 다른 삶의 모습에 자신감을 잃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밀알복지재단은 VOICE 직업훈련센터에서 직업훈련 뿐 아니라 전문적인 심리 상담과 더불어 자조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훈련생들은 자조모임을 통해 서로 어려움을 나누고 공감하며 위로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미 훈련을 마친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장래 계획을 세우거나 새로운 활동에 도전하기도 합니다.


VOICE 직업훈련센터 훈련생 자조모임


휠체어를 탄 이후 영화관에 처음 왔어요

지난 6월, VOICE 직업훈련센터에서 아주 특별한 자조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바로 훈련생들이 장애를 가진 이후 한 번도 가지 못했던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을 한 것입니다. 그동안 훈련생들은 휠체어를 타고 높은 턱이나 계단을 올라갈 수 없어 혼자서의 힘으로는 영화관에 가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이번 자조모임을 통해 오랜만에 영화를 관람한 훈련생들은 마치 장애를 가지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매우 기뻐했습니다.


“지금까지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오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예전의 건강했던 나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밀란 따망


“휠체어를 탄 이후로 공공장소에 간 것은 처음입니다.

마치 외국에 여행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공공장소도 이렇게 휠체어로 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우리 동네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먼짓 부라




VOICE 직업훈련센터 훈련생 자조모임(영화관람) 


우리는 오늘도 새롭게 도전합니다 

영화 관람을 마친 훈련생들은 VOICE 센터에서 13km 가량 떨어진 박타푸르 더르바르 광장(Bhaktapur Durbar Square)을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대 유적지를 함께 구경하며 사진도 찍고, 근처의 상점들을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유적지에 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오늘 처음 와 봤는데 친구들과 함께 오니 더욱 좋습니다.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도 처음인 것 같아요.

오늘 너무 행복합니다.”

- 고삐니 룸바 


유적지와 상점을 구경하고 있는 VOICE 직업훈련센터 훈련생들


VOICE 직업훈련센터의 목소리는 오늘도 주위에 닿고 있습니다    

이번 자조모임 활동이 훈련생들에게는 단순한 영화 관람과 나들이를 넘어서,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활동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장애로 인해 외출이 어려웠던 훈련생들은 제한적인 상황에 움츠려 있었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닌 함께 어울리며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번 자조모임은 지역주민들에게도 VOICE 직업훈련센터와 훈련생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훈련생들의 영화 관람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한 영화관 측에서는 이번 자조모임 활동을 통해 ‘장애인들도 쉽게 찾아와서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영화관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훈련생들이 휠체어를 타고 버스에 올라타거나 이동하는 모습,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 그리고 유적지와 상점가를 구경하는 모습을 본 지역 상인들과 주민들 역시 훈련생들의 도전정신과 용기에 감탄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은 훈련생들의 모습을 통해 장애가 있어도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는 VOICE 직업훈련센터 훈련생들


밀알복지재단은 네팔 카브레 VOICE 직업훈련센터 운영을 통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 뿐 아니라 심리적 지원과 사회적 참여의 확장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오늘도 VOICE 직업훈련센터의 활동을 통해 네팔 장애인들의 목소리는 지역 사회에 차근차근 닿아가고 있습니다. 네팔의 장애인들이 직업훈련을 통해 꿈을 이룰 뿐 아니라 이웃과 함께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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