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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업장 방문기 ④, '그래도 행복해' 우간다

2014.08.28

아프리카 사업장 방문기 ④,
'그래도 행복해' 우간다

     우리재단은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1일까지, 총 23일간 사업장 모니터링을 위해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아동결연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우간다를 거쳐 지역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케냐로 마무리 된 이번 아프리카 사업장 방문 내용을 소개합니다.



전기도 물도 없지만 행복한 딩기디 마을의 희망,
킴스스쿨


     골덴베리스쿨을 떠나, 우간다 북부 굴루 지역에 위치한 킴스스쿨의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떠났습니다. 수도 캄팔라에서 멀어지니 비포장도로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도로 중간이 움푹 패여 있는 등 도로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굴루 지역으로 가는 메인도로는 단 하나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그 때문인지 굴루로 가는 길에서는 사람들을 가득 태운 버스를 비롯하여 컨테이너를 싣고 가는 대형트럭 등 온갖 종류의 차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제 눈에 띈 차 한 대, 바로 휘청휘청 곧 쓰러질 것처럼 흔들리는 버스였습니다. 우리와 동행한 운전기사 로버트의 얘기로는 브레이크가 고장이 난 차량인데 이를 고치지 않았고, 보다시피 도로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저렇게 위험한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고가 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대형버스 사고가 신문에 실린다고 할 정도로 우간다에서는 교통사고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조금 가다보니 옆으로 뒤집어져 방치된 트럭이 보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최근 들어 도로가 정비되고 있다고 하네요. 하루빨리 안정적인 도로가 건설되어 우간다 운전자들의 안전이 보장되기를! 
▲ 사고로 인해 쓰러져 있는 차량


     역사적으로 우간다는 본래 부족중심사회입니다. 현재는 행정구역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각 지역에 분포된 부족이 어떤 부족이냐에 따라 언어, 문화가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우리가 오늘 방문할 우간다 북부 굴루 지역의 경우 아촐리(Acholi) 부족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아촐리 부족에서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신의 저항군’(Lord's Resistance Army)의 지도자, 조셉 코니가 배출되기도 했습니다. 우간다 북부지역을 근거로 한 반군 신의 저항군은 약 20여년간 민간인을 대상으로 폭행, 살인은 물론 소년병을 강제 징집하여 같은 마을 주민들, 심지어는 친척까지 살인하게 했고, 어린 소녀들을 데려다가 강간하여 임신하게 하는 등 극악무도한 악행들을 저질러왔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이들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이제는 반군의 활동이 중단되었지만, 우간다는 아직도 피해자들의 피와 눈물로 얼룩져있는 곳입니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킴스스쿨 주변의 땅은 온통 반군을 피해 만들어진 난민촌이었으니까요. 킴스스쿨 학생 중에서도 반군에 의해 죽는 부모의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본 학생이 있을 정도로 반군으로 초래된 아픈 과거는 지금도 이 지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굴루에 도착! 하지만 킴스스쿨을 가기 위해서는 굴루에서도 메인도로를 따라 30여분, 풀숲으로 우거진 비포장도로 길을 따라 10여분을 더 달려야 합니다. 얼마나 달렸을까, 드넓은 들판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빨간 지붕의 킴스스쿨이 보입니다. 


     해가 지고 나면 한 줄기 빛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 ‘딩기디 마을’에 위치한 킴스스쿨. 킴스스쿨은 古김종성 목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05년 11월, 우간다에 방문한 김종성 목사는 유엔으로부터 딩기디 마을을 소개받았는데요. 당시 딩기디 마을은 우간다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이었습니다. 반군도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였고 치안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곳이었죠. 하지만 그로부터 5개월 후, 김종성 목사는 딩기디 마을의 주민들을 위해 우간다에 정착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난민들을 위한 학교와 보건소를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던 김종성 목사.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느라 스스로를 챙기지 못했던 김종성 목사는 맹독 곤충에 물리기도 여러번, 과로는 일상이었습니다. 결국 안타깝게도 2009년 3월, 소천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킴스스쿨은 김종성 목사의 자녀이자 한국에서 초등교사였던 김은혜 선생님이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킴스스쿨 전경

     킴스스쿨은 딩기디마을의 유일한 학교입니다. 딩기디마을에는 4~5채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이러한 작은 마을들이 수풀 속에 사방으로 흩어져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생들은 나무를 넘고, 개울을 건너, 수풀을 헤쳐 1시간이 넘는 거리를 걸어 학교에 등교하고 있습니다. 우기에는 개울이 넘쳐서 학교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생긴다고 합니다.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영어수업 중인 아이들

     우리재단과 킴스스쿨은 2013년 7월부터 협력관계를 맺어오고 있는데요. 킴스스쿨에 밀알이 함께하게 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바로 학생들입니다. 마을 주민의 대부분이 하루 1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다 보니, 아이들은 한 학기에 한국 돈으로 5,000원도 되지 않는 학비를 내는 것도 버거워 했었는데요. 그동안 킴스스쿨은 열악한 자금사정으로 인해 학교를 운영해나가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고 합니다. 특히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교사를 채용하기가 힘들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우리재단과 협력하게 되면서 좋은 교사들을 채용할 수 있게 되었고, 수업의 질도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최근 김은혜 프로젝트 매니저는 출산을 했는데요. 아이를 낳고 학교에 돌아온 날, 한 학생으로부터 감동적인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질문은 바로 “Where is your baby?” 짧은 문장이지만,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부쩍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던 김은혜 프로젝트 매니저. 출산 전에는 한 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알파벳을 외우고, 날로 향상되는 영어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재수술 후 퇴원하는 플로렌스
 
     킴스스쿨에는 SBS 희망TV를 통해 한국에 소개되었던 플로렌스가 다니고 있습니다. 플로렌스는 방송 이후 후원자님들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최근 굴루의 안과전문병원에서 종양제거수술을 한 차례 더 받아야 했습니다. 이미 2차례의 수술을 통해 종양제거를 마친 왼쪽 눈에 또다시 종양이 재발했기 때문인데요. 우리재단의 도움으로 크지는 않았지만 눈과 코 사이에 자라고 있었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다시 받게 되었습니다. 

     마침 재단이 방문한 시기가 플로렌스가 퇴원을 하던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플로렌스를 만나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는데요. 병원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병원에 들어서자 마자 플로렌스가 단걸음에 다가와 안기며 우리를 환영해주었습니다. 수술 징후를 살펴보는 우리에게 플로렌스가 처음으로 한 말은 바로 ‘학교에 가고 싶어요’ 였습니다. 다시 수술을 받느라 힘들었을 텐데, 힘든 내색 없이 학교에 가고 싶다며 씩씩하게 말하는 플로렌스를 보며 가슴이 뭉클해져 왔습니다.

     퇴원수속을 마친 며칠 뒤 현지사업장 직원들과 함께 플로렌스가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학교를 지나 한창을 걷고, 어른 키만큼 자란 풀숲을 헤쳐가며 플로렌스의 집을 방문했는데요. 플로렌스는 엄마와 형제들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플로렌스의 집 또한 딩기디 마을의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소똥과 흙을 섞어 세운 벽에 볏짚을 올려 만든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작은 집 안에서 함께 사는 식구가 무려 일곱 명. 집안을 유심히 살펴보니 플로렌스가 한국에 있을 때 선물 받았던 작은 사진들이 벽 한쪽에 걸려있었습니다. 그렇게 플로렌스는 우간다에 돌아온 후에도 한국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 플로렌스의 집

     플로렌스의 꿈은 ‘간호사’입니다. 한국에서 2차례나 큰 수술을 받으면서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플로렌스는 자신처럼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플로렌스 품게 된 소중한 꿈, 건강한 모습으로 이뤄내기를 바래봅니다. 

     우간다 북부지역의 작은 마을 딩기디. 전기시설도, 수도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곳. 하지만 그곳에서도 작은 희망을 키워나가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내일이라는 꿈을 꿀 수 있도록 희망을 선물해 주시는 후원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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