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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 네팔 사업장 방문기 ①, <잊지 못할 추억, 아름다운 사람들>

2014.09.16


     우리재단은 지난 8월 11일(월)부터 18일(월)까지 해외사업장에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결연아동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회원참여 프로그램,  'Let's go Together!'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후원자 해외 사업장 방문은 우리재단이 후원자 분들을 위해 처음으로 시행해 본 프로그램이었기에 더 의미 깊은 시간이었는데요. 역사적인 첫 방문지는 바로 네팔의 카트만두 사업장! 우리재단은 9명의 후원자 분들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될 특별한 여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 아름다운 사람들

김영민 후원자
사진 회원관리팀

     지난 몇 년 간 여름휴가를 지리산에서 보냈다. 매년 찾는 지리산은 해마다의 추억이 쌓여 마치 하나의 앨범처럼 내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다. 나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올해도 지리산에 가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이메일을 받게 된 후 올해는 조금 다른 여름휴가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메일은 바로 <제1회 밀알복지재단 후원자 해외사업장 방문> 이라는 특별한 초대가 담긴 이메일이었다.



     후원을 하고 있지만, 내가 후원하는 사실을 통장의 지출내역으로만 확인할 뿐 실제로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었다. 그래서 후원자 해외 사업장 방문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었다. 가끔 티브이나 잡지를 통해 연예인들이 해외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이야기를 보며 간접적으로만 느낄 수 밖에 없었던 해외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 듣고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나는 3년여 전 뜻밖의 인연이 닿아 밀알복지재단의 산하시설에서 일자리를 얻게 되었고 지금까지 일해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력과 무관한 일을 하게 되면서 내가 일하고 있는 일터뿐만 아니라 나의 일터가 속해 있는 밀알복지재단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그 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어떤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계신지 궁금해 졌다. 이런 호기심이 이 해외 사업장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또 다른 이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가기간에 힘들게 일만 하다가 돌아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는데, 이 우려는 어린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을 떠올리자 금새 잊혀졌다. ‘기쁨을 키우는 것은 아이들의 존재와 쉽게 분리할 수 없으며, 기쁨을 자라게 하고 싶은 사람들은 규칙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그들을 돌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고 권유한 책(「열매맺다」, 필립 케네슨)의 한 구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방문하기로 되어 있는 네팔 사업장의 주요사업 중 하나가 어린이들의 학업지원이었기 때문에 방문기간 중 거의 매일 아이들과 만남이 계획되어 있었고, 그 일들은 나에게 피로만을 안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준비는 함께 방문하게 될 후원자분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의도적으로 조합하려고 한다면 함께 모이기 쉽지 않을 다양한 분들이 모였다. 그러나 우리는 밀알의 후원자이자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여 나눔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레쌈삐리리’라는 네팔의 전통 민요를 들으며 아이들과 함께 할 수업을 준비하였고, 네팔에서 온 강사로부터 네팔의 일반 정보뿐만 아니라 자주 쓰게 될 인사말과 단어도 습득할 수 있었다. 



     드디어 네팔로 출발! ‘김포공항보다 클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카트만두 국제공항의 모습. 그리고 제대로 포장되지 못한 도로, 그 주변에 가득한 쓰레기 더미들이 네팔의 경제적 현실을 말해 주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공립초등학교는 크기가 아담했는데, 그에 비해 그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수는 내 예상보다 훨씬 많아 놀랐다. 밀알에서는 아이들에게 학용품과 교복을 지원하고 있었으며, 아이들이 굶지 않도록 매일 빵을 공급하고 있었다. 네팔 사업장 프로젝트 매니저님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지원할 학교를 찾고 있다고 했다. 





     이방인 손님들을 맞은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 하지만 그 속엔 경계가 아닌 우리를 반가워하는 미소가 있었다. 한국에서 열심히 준비한 수업을 하는데,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수업시간 내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어 참 좋았다. 특히 기억에 남은 시간은 처음 밀알학교에서 학생들과 만나서 인사를 하고 함께 운동장에 나가서 비눗방울 놀이를 한 것이다. 처음이라 어색하고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아이들과 비눗방울 놀이를 통해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하고, 미소를 넘어 함께 깔깔대고 웃게 되었다. 현지 선생님들까지도 동참하여 한참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겁게 놀았다.




     방문 기간 중 결연아동의 집도 방문하였는데, 아버지가 집을 떠났거나 경제활동의 능력을 상실하여 실질적 가장이 되어버린 아동들이 꽤 있어 그 형편이 매우 안쓰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기로 다짐하는 아이들에게서, 그리고 그들의 삶에 대한 순수한 열정의 눈망울을 보면서 가슴 저림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럴 때는 우리의 후원이 이렇게 쓰이고 있구나 하는 뿌듯함과 동시에 더 관심을 가지고 후원에 참여하여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주말에는 관광을 하였다. 네팔은 힌두와 불교의 근원지로서 유네스코에서 지정된 가치 있는 유적도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유적들을 관리하는 모습은 다소 미흡해 보였다. 유적들이 비둘기로 인해 오염되고 파손된 징후가 보이는 데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한 이들에게,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일 까지 신경쓰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네팔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사업장방문을 통해 얻고 싶었던 모두를 얻었던 것 같다. 나의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실제 현장 방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동심을 즐겨보기도 했으며, 그 곳에서 일하고 계신 김정근 매니저님과 홍여진 간사님뿐만 아니라 방문단의 가이드 및 책임자로 함께 한 정윤조 주임님을 통해 밀알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의 삶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감동과 기억을 추억으로 보관하고 또한 삶의 동기로 취하는 몫은 나의 것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또 '후원자 해외 사업장 방문'이 있다면 다른 분들도 함께 해 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나의 후원이 어떤 일을 위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일들을 밀알의 일원들이 어떻게 해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며, 덤으로 아름다운 사람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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