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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사업장 방문기 ①, 오늘도 분주한 마칸디의 아침

2014.11.11

말라위 사업장 방문기 ①,
오늘도 분주한 마칸디의 아침


 
글, 사진  국제협력팀 정초록

     지난 10월 3일부터 11일간 말라위 현지 사업장 모니터링 방문이 있었습니다. 우리재단은 현재 수도 릴롱궤의 대양누가간호대학, 경제도시 블렌타이어의 마칸디 교도소, 유서깊은 마을 은코마의 치소모 장애인센터에서 장학금 지원사업, 아동급식 지원사업, 장애인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소외된 이웃들의 자립과 현지 보건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동아프리카 지구대에서 바라본 말라위

     아프리카의 따뜻한 심장이라 불리는 말라위는 위아래로 탄자니아와 짐바브웨, 좌우로 잠비아와 모잠비크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을 사이에 두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지리적으로 유사하지요.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는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과 달리, 동아프리카지구대를 둘러싸고 있는 말라위에서는 최대 해발 1200M에 달하는 산맥들이 나라 전역에 춤을 추듯 뻗어있는 모습을 경험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제주도에 펼처진 구릉지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을 정도로 자연환경도 우리와 비슷해 나라 전체에서 익숙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말라위는 1891년부터 약 70년 간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픈 역사마저 우리와 꼭 닮아서인지, 알아갈수록 애틋함과 정겨움이 커져가는 말라위. 지금부터 아프리카의 따뜻한 심장 말라위에서 전해오는 밀알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래요?

     첫 번째 방문한 사업장은 수도 릴롱궤에서 동남쪽으로 350km지점에 위치한 경제도시 블랜타이어의 비옥한 시골마을, 마칸디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마칸디 교도소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영양식이 끓어가고 있는 모습

     마칸디 교도소는 김용진 박사가 기독교 농장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복역기간을 2년 미만으로 남겨둔 재소자들의 교화와 사회재활을 돕는 특별 교도소입니다. 성경적 보상을 기반한 이 프로그램은 재소자들이 자신의 죄 값을 노동으로 갚으며, 그 결과물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사용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도소 농장 프로그램과 아동급식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요?

     김용진 박사가 처음 말라위를 방문했을 당시,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바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네 아이들이었다고 합니다. 학교에 가야 할 아이들이 집에만 머물 수 밖에 없던 이유, 바로 ‘배고픔’이 때문이었는데요. 하루 한 끼도 챙겨먹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장거리 등하교 길을 오가며 통학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학교를 나가지 않게 된 것이죠. 그래서, 김용진 박사는 아이들을 먹이고, 학교를 보내기 위해 영양식을 만들고, 급식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 급식 중인 치푼도 센터 아이들

     우선, 비옥한 농토를 활용하여 재소자들과 함께 말라위의 주식인 옥수수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수화된 옥수수는 건조와 제분을 통해 고운 가루가 되는데요. 여기에 1:1의 비율로 콩 단백질을 섞고, 비타민과 철분 등을 첨가하고 나면 성장기 아동에게 적합한 영양식 분말이 만들어 집니다.
 영양식 분말을 물과 함께 걸죽한 스프가 될 때 까지 끓인 후 한 그릇 가득 담아 내면, 탄수화물부터, 비타민까지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든든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됩니다. 이렇게 완성된 한 끼 식사의 가격은 바로 30원! 옥수수재배부터 영양식제조까지의 전 과정이 재소자들의 손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건비와 재료비가 대폭 절감된 결과입니다.

     제조된 영양식 분말은 급식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각 초등학교에 전달 됩니다. 유독 아동 건강이 취약한 지역부터 시작된 이 급식 프로그램은 2014년 현재, 블랜타이어 지역 약 3만 명의 아이들에게 제공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우리 재단은 마칸디 교도소 인근의 므이테레 초등학교와 치푼도 장애인 센터의 아동(약 18,000명)에게 영양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급식 프로그램을 통해, 우선 아이들의 건강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한 끼라도 먹이기 위해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시작하니, 출석률도 함께 올라갑니다. 점차, 마음의 여유도 생겨나는 걸까요?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의 눈에서도 배움의 열정이 담겨가는 듯 합니다.

▲ 치푼도 장애인 센터 전경

     늘 타인에게 상처만 주던 손으로, 태어나 처음 다른사람을 위해 농사를 지어 본 마칸디 교도소 재소자들. 참회의 땀방울로 수확한 옥수수로 아이들의 고픈 배를 채우고, 학교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니,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스스로가 제법 대견스럽답니다.

     학교가는 아이들, 농사준비하는 재소자들로 오늘도 마칸디의 아침은 분주합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외면하지 않고, 먼저 나눔을 실천해 주신 후원자님들 덕분인데요. 앞으로도,마칸디 마을의 평범한 일상이 계속될 수 있도록 후원자님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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