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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날,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그린 ‘자연과 친구들’ 이야기

2025.07.08

지난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밀알복지재단은 『제2회 내가 GREEN 그림』 미술공모전을 개최하였습니다.

이 공모전은 KB국민카드가 후원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하는 발달장애 아동청소년 미술교육사업 ‘봄(Seeing&Spring)’의 일환으로, 미술에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 청소년들을 새롭게 발굴하고 창작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입니다.


『제2회 내가 GREEN 그림』 미술공모전 포스터


올해 공모전의 주제는 ‘환경과 친구’였는데요.

자연 속에서의 공존, 그리고 우리 곁에 있는 ‘친구’라는 존재를 각자의 시선으로 해석해낸 다양한 작품이 접수되었으며, 외부 전문가 및 내부 예술교육 전문 인력이 심사를 진행하여 대상 1명, 우수상 1명, 장려상 3명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자연과 친구,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예술이 되었던 순간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 따뜻한 이야기를 지금, 함께 만나보세요.

(※ 본 글은 인터뷰에 동의한 수상자에 한해 작성되었습니다.)



자연과 친구를 ‘색’으로 말해요 - 대상 수상자 권라빈

대상 수상자, 권라빈


대상 수상작 『Friends_友』는 아버지의 직장으로 중국 칭다오에 거주 중인 권라빈(2006년생/중증 자폐성 장애) 학생의 작품입니다. 자신이 자란 중국을 반영하여 ‘Friends’라는 영어 단어와 함께 ‘友(친구)’라는 중국어를 제목에 나란히 담았습니다.


분홍 홍학, 빨간 사슴, 노란 기린, 파란 코끼리, 초록 얼룩말, 보라 사자까지…

다양한 색을 지닌 동물 친구들이 함께 노을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자연 속 친구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싶은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그중에서도 라빈 학생이 가장 애정을 담아 그렸다는 분홍 홍학은,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반영한 특별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홍 홍학을 중심으로 동물들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연 속 동물과 식물들을 제 친구처럼 느껴요.

그런 친구들과 함께 있는 저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 권라빈


권라빈 『Friends_友』


말보다는 노래를 좋아하고, 그림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왔다는 라빈 학생은 이번 수상에 대해 “하늘만큼, 땅만큼, 해만큼, 그리고 하트만큼 기뻐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조용한 친구들의 속삭임 - 우수상 수상자 김정우

우수상 수상자, 김정우


『숲속의 친구들』을 통해 우수상을 수상한 김정우(2009년생/중증 자폐성 장애) 학생은 작은 생명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정교하고 섬세한 색으로 표현한 작가입니다. 정우 학생은 그림을 통해 두 마리의 개구리를 등장시켰는데, 이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관계라고 합니다.


“큰 개구리가 말했어요. ‘우리 살던 숲이 없어졌어. 이제 어디로 가야 해?

그러자 작은 개구리가 말했어요. ‘걱정 마. 우리 같이 있으면 괜찮아. 새로운 숲을 찾을 수 있어!’

- 김정우


김정우 『숲속의 친구들』


정우 학생은 작은 숲속에서 개구리들이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림 속 나뭇잎 하나하나의 색을 섬세하게 고르고, 개구리들의 표정에도 세심한 정성을 들였다고 전했는데요.

조용하고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주는 존재들, 말없이 응원해주는 친구들의 소중함을 그림에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또한 작품을 완성하고 제목을 붙이는 순간이 가장 설레는 시간이었다며, ‘숲속의 친구들’이라는 제목을 정하고 나니 그림 속 이야기가 더욱 또렷하게 살아난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손짓으로 전하는 우정 - 장려상 수상자 정제윤

장려상 수상자, 정제윤


『함께 걸어 좋은 길』이라는 제목의 장려상 수상작은 정제윤(2007년생/중증 자폐성 장애) 학생의 작품입니다.

침팬지 친구와 함께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걷는 상상을 하며, 하늘에 떠 있는 두 손이 맞닿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요. 이 손짓은 작가가 실제로 배운 수어(수화) 중 ‘친구’를 의미하는 동작으로, 제윤 학생은 이 장면을 통해 말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우정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저는 사람 친구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말없어도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존재가 친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침팬지 손은 사람 손과 정말 닮았고, 마음이 잘 통할 것 같았어요.”

- 정제윤


정제윤 『함께 걸어 좋은 길』


제윤 학생은 어릴 적부터 엄마와 함께 지역 축제나 환경 캠페인에 참여하며 쓰레기 줍기, 분리수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해왔습니다. 또 엄마가 들려주는 노래와 손유희 동화를 통해 손의 움직임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그림 속 숲길과 수어 손짓은 바로 그런 경험에서 출발한 상상입니다.


수어를 알면 말을 다 하지 않아도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서 좋아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해’ 같은 손하트나 핑거싸인은 버스 안에서 목소리가 안 들릴 때도 엄마와 쉽게 주고받을 수 있어요.” 

- 정제윤



모두가 친구가 되는 상상, 그리고 시작

자연 속 동물 친구들과 어울려 살아가길 원하는 라빈, 따뜻한 시선으로 친구의 우정과 소중함을 그려낸 정우, 그리고 손끝으로 아름다운 마음을 표현한 제윤.

이번 공모전은 단순한 미술 대회를 넘어, 장애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자연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낸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제2회 내가 GREEN 그림』 미술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왼)김하윤 『꽃피는 친구, 함께 웃는 친구들』, (오)조이레 『하늘을 나는 내친구 수리』


특히 수상자들이 그림으로 들려준 이야기는, 말로 다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심과 조용한 존재들에  대한 배려, 그리고 환경과 친구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우리 모두에게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이번 공모전의 수상작(대상, 우수상 등)은 다가오는 가을, ‘2025 봄(Seeing&Spring) 정기 전시회’에서 특별 전시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밀알복지재단은 장애 청소년들이 예술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빛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창작의 기회를 이어가겠습니다. 


▶ 미술교육사업 ‘봄’ 보러가기



글 l 밀알문화예술센터 김재윤

편집 l 커뮤니케이션실 강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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