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에게 설거지 그릇이 아닌 연필을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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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동은 사회에서 한 개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될 수 있도록 보호받고 돌봄 받아야 한다." - 유엔아동권리 협약 중 - 그러나 보호자의 부재와 학대,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세계 곳곳의 많은 아동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 권리에 대한 인식이 낮거나 제도적으로 잘 형성되지 않은 빈곤 국가의 경우 아이들은 생존을 위해 노동이라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아동이라면 누구든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보호가 필요합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밀알복지재단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빈곤 감소와 아동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지원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이 노동 현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들 속에서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인권 보장에 힘쓰고 있습니다. Give your girl child pencil, but not to wash utensil. (소녀들에게 설거지 그릇이 아닌 연필을 주세요.) 밀알복지재단의 해외사업장에서는 부모님이 장애나 질병으로 노동력을 상실하여 아동이 가장이 되는 경우를 적잖이 발견하곤 합니다. 가장이 된 아이들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거리를 찾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이웃 주민의 집안일을 돕는 소일거리를 하거나, 구걸을 통해 일용할 양식을 구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아동은 학업을 포기하게 되며, 이는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가정 내에 장애인이 있는 경우 이로 인한 빈곤의 가중은 더욱 심해집니다.
매년 6월 12일은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로 아동노동을 근절하자는 취지로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이하 ILO)가 제정한 날입니다. ILO에서는 올해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을 맞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은 2000년도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노력해온 성과가 무색하리만치 아동 노동 수준을 퇴보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1) 갈수록 빈곤해지는 취약계층 가정은 아이들을 교육의 현장으로 보내기보다는 일용한 양식을 위해 노동 현장에 보냈으며, 고용주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값싼 노동력을 통한 이윤 창출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1) 출처: ILO 보도자료 "World Day Against Child Labour" 빈곤국가의 아동 25%는 노동현장에 있다.(왼쪽, 출처_UNICEF) 2023 ILO '아동노동의 날' 포스터 (오른쪽) 밀알복지재단의 해외아동 지원사업 우리나라에서 보호자가 없는 아동은 어떻게 살까요? 아동복지법 제15조에 따르면, 부모와 친척으로부터의 보호가 전무한 15세 미만 아동의 경우 가정위탁이나 그룹홈 입소를 통한 보호 조치가 실시됩니다. 또한 생계·교육·의료급여와 전세 주택 지원 등 아동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원이 제공됩니다. 그러나 해외 빈곤 국가의 대부분은 국가 시스템과 정책 부재 등으로 인해 아이들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인 교육의 기회마저도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아동이 노동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들 속에서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이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외사업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며 좋은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1. 세부 시의 랜드마크 파그라움(Paglaum) 센터
필리핀 세부 사업장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해 힘써온 재단의 역사가 서려있는 곳입니다. 파그라움 센터는 가정 형편으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구걸하는 아이, 쓰레기 더미 위에 지은 판잣집에서 사는 아이, 영양부족으로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해 성장이 느린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파그라움은 세부아노(Cebuano. 필리핀 현지어)로 ‘희망’이라는 뜻으로 파그라움 센터는 지역사회 아동들에게 방과 후 학교와 놀이공간 등을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곳입니다. 파그라움 센터는 코르도바(Cordova) 시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지역의 저명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매년 UN 아동 권리 협약에서 말하는 ‘아동 권리’에 대해 배웁니다. 아동 권리교육을 통해 세부 지역 아이들은 자신이 마음껏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표현해도 된다는 것을 학습해가며 조금씩 아동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2. 케냐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기 위해선.... 교육을 받고 있는 케냐 학생들과 학부모 "교육을 받으면 가정의 삶이 개선된다고요?" 아동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이 가득했던 케냐 키수무(Kisumu). 케냐 키수무 지역의 11개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운영 중인 밀알복지재단은 아이들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아동뿐만 아니라 아동이 속한 가정에도 개입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아동의 부모님을 대상으로 가족의 역할과 기능, 부모의 자녀에 대한 책임 등을 교육하는 인식개선 사업을 착수하였고 학부모님들은 점차 올바른 자녀 양육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는 장애 아동을 낳으면 자녀를 숨기거나 방임하는 사회 분위기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인식개선의 효과로 장애 아동들도 학교에 보내기를 희망하고, 한 아동의 부모님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가산(家産)을 파는 결단도 보였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의 노력은 조금씩이지만 아이와 가정에 좋은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3. 새로운 꿈을 꾸는 탄자니아 뉴비전 초등학교(New vision primary school), 우간다 킴스스쿨
마사이족(탄자니아, 케냐에 거주하는 유목 민족) 문화가 강한 지역은 부모님들이 학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아이들을 하나의 노동력으로 여겨 학교에 보내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지역에 비해 빈곤 수준이 심각하여 아동이 노동 현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밀알복지재단은 인식개선과 아동의 교육권 보호를 위해 탄자니아 3개 지역에서(신기다, 엔키카렛, 아루샤) 뉴비전 초등학교를 운영하며, 아동을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호소하고 아동이 노동의 현장에 가지 않도록 교내에 기숙사를 운영하는 등 아동 권리 보호에 적극 힘쓰고 있습니다.
우간다 굴루 사업장의 킴스 초등학교(Kim’s primary school)에서는 매년 1회 학부모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및 아동 권리를 설명하는 초청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학부모들은 세미나를 통해 부모가 자녀 양육을 지지해주고, 관심을 줄 때 아이들의 교육과 성장 효과가 더욱 크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으며 부모님들은 아동들이 자신이 가진 권리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 주고 있습니다.
글. 해외사업부 이하람 사진.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