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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어울림, ‘일상 속의 장애인’ 이야기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일상 속의 장애인’ 

밀알복지재단에서 매년마다 진행하고 있는 스토리텔링 공모전 ‘일상 속의 장애인’. 올해도 가슴 벅찬 이야기들로 모집되어 일상 속 장애인들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은 지난 6월 1일부터 7월 18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총 486편의 수필이 모집 되었습니다. 매년 역대 최다 수필을 모집하고 있는 스토리텔링 공모전은 올해도 많은 관심과 응원 속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공모전의 후원기관으로 보건복지부, 국민일보,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협력해 주셨으며, 밀알복지재단 및 후원기관의 공정한 심사를 통해 총 19편의 수상작이 선정되었습니다. 수상작은 모두 ‘일상 속의 장애인’을 주제로 자신 또는 가족, 지인 등의 장애에 대한 삶을 이야기했으며, 그 중 김효진 님의 ‘성준이는 왜 그럴까?’가 대상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제7회 스토리텔링공모전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포스터 


대상,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대상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김효진 님의 ‘성준이는 왜 그럴까?’는 자폐성장애를 가진 아들의 일화로 시작됩니다. 유난히 햇볕이 뜨거운 날에 아버지와 아들이 산책 겸 집을 나섰고, 발화가 늦어져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던 아들은 어딘가 불편한지 계속 흐느끼기 시작합니다. 아들이 흐느끼는 이유를 알 수 없던 아버지가 답답함에 화를 내기도 했지만, 나중에서야 아들의 마음을 알고 한걸음 더 아들의 장애를 이해하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 가족에게는 아픈 기억이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장애 아이를 키우는 가정과 장애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상 속의 장애인 공모전’을 통해 장애인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많이 퍼져나가서 서로 더불어 살아가며 이해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대상 수상자 김효진

제7회 밀알복지재단 스토리텔링 공모전 대상

최우수상, 장애인의 ‘삶’을 말하다 

이번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총 4편의 작품이 후원기관의 선정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국민일보 사장상은 손필선 님의 ‘효도과목 전교 1등’, 에이블뉴스 대표상은 박도윤 님의 ‘I am still going my way’,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상은 서관수 님의 ‘우여곡절, 그의 새 아파트 생존기’입니다. 마지막으로 밀알복지재단의 이사장상은 신유나 님의 ‘5살 아름이 와의 약속’이 수상했습니다. 4편의 작품 모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감동적인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최우수상 국민일보 사장상을 수상한 손필선 님의 ‘효도과목 전교 1등’은 할아버지와 발달장애인 손자의 애틋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늘 손자를 데리고 다니며 주변 사람들에게 ‘효도과목 1등 손자’라고 자랑하시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아 조금씩 변화가 시작된 손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저희 아이에게 일어난 작은 기적에 큰 응원을 보내주시느라 상을 주시는 거 같아서 너무나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이 마음을 담아 오늘도 큰애랑 씩씩하게, 열심히 생활해 나갈 수 있는 활력소로 삼겠습니다.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손필선

최우수상 에이블뉴스 대표상을 수상한 박도윤 님의 ‘I am still going my way’는 어느 날 사고로 인해 척수가 손상되어 휠체어를 타게 됐지만, 끊임없는 도전으로 자신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제 글 제목처럼 앞으로도 묵묵히 제 길을 걸어 나가는 박도윤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박도윤 


최우수상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상을 수상한 서관수 님의 ‘우여곡절, 그의 새 아파트 생존기’는 아파트에서 이웃들과 함께 교류하며 느낀 시각 장애인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늘 서로 배려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서관수

최우수상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상을 수상한 신유나 님의 ‘5살 아름이 와의 약속’은 장애를 가진 오빠와 그의 딸 아름이를 보며 겪었던 따뜻한 가족 이야기입니다. 온 가족의 지지와 응원 속에 누구보다 강인하게 성장한 오빠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오빠의 도전에 공감하는 분들께 꿈과 용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어울림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꿈꾸는 밀알복지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신유나

 제7회 밀알복지재단 스토리텔링 공모전 최우수상 


스토리텔링 공모전 온라인 시상식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어울림을 보여준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시상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9월 17일, 밀알복지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된 온라인 시상식은 간략한 공모전 소개 및 접수 현황과 함께 수상자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토리텔링 공모전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림으로 살아가는 따듯한 세상을 위해 일상 속 장애인의 이야기를 전하는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응원해주세요!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일상 속의 장애인’ 온라인 시상식 


글. 홍보실 강희연

사진. 홍보실


성준이가 왜 그럴까?

- 제7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일상 속의 장애인’ 대상 보건복지부 장관상 김효진 -

어느 휴일의 여름날이었다. 하루 전날 비가 와서 그랬는지 습도가 매우 높고 햇볕이 뜨거운 날이었다. 집에만 있기가 답답했고 에어컨 바람에 만성 비염이었던 나와 큰아들 성준이는 콧물과 기침에 고생이었다. 아이들 산책도 시킬 겸 장도 볼 겸 해서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서려 했다. 밖을 막 나서려는데 큰아들 성준이가 흐느끼며 서툴게 입을 열었다.

“시어시어...아냐...아냐.(싫어 싫어. 아니야 아니야.)”
성준이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어 발화가 늦어져 아직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자신이 무언가 정말로 필요할 때만 입을 연다. 요즘 들어 밖을 나갈 때마다 칭얼거리고 떼를 쓰는 일이 잦았다. 밖이 너무 더우니까 나가기 싫었던 거 같았다. 하지만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콧물과 기침에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반강제로 신발을 신겨 밖을 나갔다. 열 걸음 정도 걸었을까 성준이는 재빨리 내 앞으로 오더니, 양팔을 크게 벌려 나에게 서툴게 말했다.

“아나 아나. (안아줘 안아줘)”
8살 치고는 큰 키에 무게가 있는 성준이를 안아주기에는 금속가공을 하며 무거운 쇳덩이를 들었다 놨다 하는 일을 반복하는 탓에 만성 허리 통증을 겪는 나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안 돼! 오늘은 걸어가는 거야!”
“흐에에에엥. 흐아아앙.”

그 말은 들은 성준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모든 게 짜증이 났다. 이 습한 공기도 뜨거운 햇빛도 지금 이 상황들도 모든 게 싫었다. 그래도 다시 한번 꾹 참고 아이의 손을 잡고 앞을 향해 걸었다. 성준이는 걸으면 걸을수록 더 크게 칭얼대며 울었다.

“자꾸 그러면 집에 가서 맴매할 거야!”
말을 어느 정도 알아들었는지 성준이는 억지로 자기 입을 막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흐흐흐윽 흑”
그 우는소리가 듣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스스로 절제하는 모습이 기특한 부분도 있어 나도 더 짜증을 내지 않고 조용히 걸었다. 동네 빵집에 들러 아이들이 좋아하는 카스텔라 빵을 사는 내내 성준이의 조용한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성준이도 나름에 불평불만을 표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스읍! 그럼 안 돼!”, “스읍! 조용!” 하며 화를 내었다. 아빠인 내가 그렇게 짜증 내고 화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준이는 나에게 다가와 팔을 벌려 또다시 말했다.

“아나 아나(안아줘. 안아줘)”
아이에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 힘들었는지 계속 보채기만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날씨가 더우니 힘들겠지. 우리 성준이는 몸은 커도 마음은 여전히 아기니까 떼를 쓰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겠지. 아……. 그래도 너무 힘들고 짜증 난다.’ 나는 이해는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가 해달라는 모든 걸 해줘서 버릇이 나빠졌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아빠가 졌다.”
나는 앞으로 안기에는 너무 힘이 들어 아이를 내 등 뒤로 업어 주었다. 나는 너무 덥고 힘든 나머지 길을 재촉해서 집으로 향했다. 5살 둘째 아이의 손을 잡고 앞서 걷던 아내도 더 이상 산책은 덥고 힘들었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것에 동의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을 했다.
‘집에 가서 성준이 이 녀석 혼을 좀 내야겠다. 아무리 장애가 있어도 자꾸 떼를 쓰네. 나쁜 습관 더 생기기 전에 버릇을 고쳐줘야겠어.’

그렇게 집에 도착해서 나는 성준이부터 다그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성준이가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성준이가 신발을 벗자 양쪽 양말 뒷부분이 빨개져 있었다. 나는 재빨리 성준이의 양말을 벗겼다. 양말을 벗기자 양쪽 뒤꿈치 부분에 물집이 생겨 찢어져 피가 나고 있었고 엄지발가락도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짧은 순간 나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럴까? 왜 피가 나지? 전에는 별문제가 없었던 신발인데? 신발이 작아졌나? 아차! 신발 사준지가 오래됐구나!!!’
나는 재빨리 성준이가 신었던 신발을 성준이의 발에 대어 비교해보았다. 엄지발톱만큼이나 신발 크기가 작았다. 나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랬구나. 그래서..’
유난히 밖에 나가 노는 것을 좋아하던 성준이가 몇 주 전부터 나가는 것을 싫어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작아진 신발 때문에 발이 아팠던 것이었다. 발이 아파서 계속 보챘던 성준이 마음도 모르고 계속 혼을 냈던 나 자신이 너무 밉고 성준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눈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아휴 성준아.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너무 미안해. 아빠가 너무 많이 미안해. 어휴 내 새끼......”
나는 성준이를 오랜 시간 동안 꼭 안아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아들 성준이. 다른 아이들보다 부족하게 태어나 더 아프고 더 소중한 내 아들 성준이. 이제 좀 알고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여전히 초보이고 실수투성이인 서투른 아빠였다. 그 이후로 어딘가를 갈 때면 성준이가 신고 있는 신발 앞부분을 만져보며 성준이에게 물어본다.

“아야 해? 아야 해?”
“......”
물론 아무 반응이 없다. 반응이 없다는 것이 괜찮다는 신호다. 그러면 된 거다. 그때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지금도 가슴이 너무 아프고 미안해진다. 성준이가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나는 성준이의 전신을 살펴보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말을 잘하지 못하는 성준이가 왜 우는지 아직도 나는 바로 알아낼 수 없다. 우리 성준이는 지금도 아가처럼 엄마와 아빠에게 “어바 어바(업어줘 업어줘)”하며 내 등 뒤로 와서 안긴다.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이런 말들을 건넨다. “요즘 애는 어때. 많이 힘들지. 힘내라”, “다 잘 될 거야. 파이팅이다.” 그렇게 당연하듯이 위로의 말들을 한다. 그런데 그들은 알까? 성준이의 맑고 순수한 눈망울의 미소와 웃음소리가 우리 가족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지를......

끝으로 장애 아이와 비장애 아이를 돌보고 있는 모든 가정의 앞날에 언제나 행복과 행운만이 함께하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두서없이 서툴게 작성한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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